‘수입의 1%는 이웃의 몫’
‘수입의 1%는 이웃의 몫’
  • 뉴스서천
  • 승인 2003.11.28 00:00
  • 호수 1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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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와 선교의 목회 철학을 실천하는 이 목사는 꿀벌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일하러 가세 일하러 가 삼천리 반도 위해, 하나님 명령받았으니 반도강산에 일하러 가세”
마산면 이사리에 위치한 광현교회 이원용(49)목사가 좋아하는 찬송 중 하나다. 그는 일하기를 좋아하고 없는 일도 만들어 하는 편이라 처음 그를 접하는 사람들은 적응하기가 어렵단다.
‘부지런한 사람’ 마을 주민들이나 교인들이 공통적으로 그를 평가하는 말이다.
지난 여름 태풍 매미 피해복구봉사 팀장으로 다녀오게 된 이유를 물었다.
“수해가 날 때마다 수재의연금 몇 푼 보내는 것이 다인가 하는 아쉬움 늘 있었습니다. 그래서 금년엔 쉽지는 않았지만, 동료 목회자들과 성금을 모아 4박5일 동안 도움의 손길이 닿지 못하던 부산 앞 바다의 섬, 가덕도에서 집수리 등의 봉사와 성도들이 모아준 기금으로 생필품 등을 전달했습니다.” 이어 이 목사는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입니다. 구제와 선교는 병행돼야 한다는 게 제 목회철학입니다. 이건 크고 작고를 떠나 실천의 문제입니다”라며 실천하는 사랑의 절실함을 피력한다.
이 목사는 광현교회 부임하면서 교인들이 ‘구제헌금’ 몫을 정해 참여하도록 독려했고, 평소 학생들과 가까운 양로원이나 복지시설을 찾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목회자의 길을 걸으면서 수입의 1%는 반드시 구제사업에 쓰자”라고 결심했던 초심을 지키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국민들이 이웃사랑(구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모아서 한꺼번에 하려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작은 실천이 큰사랑이 됩니다”라며 요즘 방송사의 프로그램 ‘사랑의 리퀘스트’ ‘퀴즈가 좋다’ 등을 계기로 이웃을 돕는 일에 “모든 국민이 수입의 1% 기부를 했으며 좋겠지만, 당장 기독교인들이라도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우리국민의 기부문화의 인식부족에 안타까움을 보인다.
기자는 조심스럽게 불경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서천군내는 물론 한국교회의 대형교회건축에 대한견해를 물었다.
“동전에 양면성처럼 긍정적 시각으로는 대형교회만이 할 수 있고 또 해야하는 일이 있어 대형교회 건축 자체를 나쁘다 할 수 없으나, 모든 교회들이 그 것을 부러워하고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외형보다는 신앙은 곧 생활이 되는 실천이 중요합니다. 작은 것이 아름다울 수 있고 불편하게 사는 것이 멋있고 평안할 수 있습니다.”라는 이 목사의 말은 시골마을의 교인 60여명 남짓 되는 교회를 담임하게된 것과 무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충서지방 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그는 잘못된 것을 바꾸려는 도전적인 성품을 갖고 있어 기복신앙 타파, 대형 및 물량주의 경계, 교파·계층 간의 갈등, 타종교에 대한 지나친 배척 등의 부정적인 면을 총회 등에서 역설하기도 한다.
이 목사는 새벽 5시에 새벽예배를 마치는 6시 30분쯤 가벼운 아침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지난주 창립55주년을 맞아 원로장로추대, 권사 취임 등 큰 행사를 가진 광현교회를 인연으로 서천사람이 된지 9년째, 고향 당진에서 농사일을 하다가 뒤늦게 목회자의 길을 걸었던 까닭일까, 교회주변에 자투리땅만 있어도 콩, 옥수수, 양파 등을 심는다.
그는 끝으로 연말연시에 연례행사처럼 치러지는 ‘이웃돕기’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결혼식, 회갑연을 간소화 또는 생략한다든지 ‘유산 안 물려주기’ 장기기증 등을 교계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해 기증·기부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며 거미나 개미 같은 사람이 아닌 꿀벌 같은 사람으로 살기를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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