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지역 상생의 길
사설 / 지역 상생의 길
  • 뉴스서천
  • 승인 2021.06.03 17:38
  • 호수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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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과 산업화 과정의 이면에는 서해 갯벌의 희생이 숨어있다. 세계 5대갯벌의 하나인 서해갯벌을 희생시킨 대가로 고도 성장을 이룩한 것이다. 서해로 흐르는 강줄기를 실개천까지 틀어막은 것이 한국의 산업화 과정이었다. 이의 마지막 사업이 새만금 간척사업이다. 동진강과 만경강 하구를 통째로 틀어막은 것이다. 갯벌을 다 파괴한 후 대규모 토목사업은 거침없이 4대강으로 진출했다.

강 하구를 틀어막고 갯벌을 파괴한 대가가 부메랑처럼 돌아왔다. 조수의 흐름이 약해져 연안에 토사가 쌓이고 있다. ‘서해안 전역의 진흙화가 진행되고 있다. 호미 한 자루로 높은 소득을 올리던 맨손어업이 사라졌다. 어족자원이 고갈돼 배들은 더 먼 바다로 나가기 위해 배의 톤수를 늘려보지만 빚더미만 불어났다.

반농반어의 풍요로운 마을은 텅텅 비어있다. 고령화 비율이 3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어촌 마을에서는 더 심각하다. 지자체는 소멸 위기에 놓여있다. 선거철이 되면 후보자들은 기업을 유치해 인구를 늘리겠다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중앙정부에서는 이러한 농어촌을 살리겠다고 각종 공모사업을 통해 정부교부금을 쏟아붓지만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994년 금강하굿둑으로 금강과 서해가 남남이 된 이후에도 금강 하구에는 군장산업단지 매립, 북측도류제, 남측도류제, 북방파제, 남방파제 등 많은 인공시설물들이 들어섰다. 여기에 새만금방조제 완공으로 금강이 이루어 놓은 황금어장이 사라졌다. 조류의 흐름이 약해져 연안에 진펄이 쌓이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충남도와 서천군, 충남도의회, 전북과 충남의 환경 활동가들, 그리고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 우역에서 활동하는 환경 활동가들, 대학 교수 등 전문가들이 27일 장항읍에 모여 금강하구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를 벌였다. 강과 바다를 소통시키는 일이 가장 우선해야 할 일로 의견이 모아졌다. 농업용수 마련을 위한 대안도 충분히 제시됐다.

그러나 일은 하굿둑을 막는 일처럼 쉽게 결정되지 않는다. 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안대로 하구 복원 특별법 제정하고 정부부처를 포함한 이해 당사자들이 모여 바다와 강을 모두 살리는 일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야 말로 바로 지역 상생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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