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유권자는 요구한다 -여성-
4.15총선, 유권자는 요구한다 -여성-
  • 공금란
  • 승인 2004.03.26 00:00
  • 호수 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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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권익을 찾아야
서천화력발전소 안영일 대리

서천화력발전소에 근무하는 안영일 대리는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고충을 바탕으로 여성문제에 해결에 적극 나서주길 요구한다.
직장의 중견 사원 안영일 대리는 12살 난 아들과 4살 난 딸을 둔 한 가정의 가장이다. 결혼 당시 맞벌이 부부였지만 출산과 동시에 아내는 간호사직을 접고 육아에 매달렸다. 여성이 안정적인 직장을 갖는 것도 어려운데 육아문제로 접었던 직업을 다시 갖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라 안타까웠지만 당시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만약 탁아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어 아이를 맘놓고 맡길 곳이 있었다면 아내는 직장에 계속 나갔을 겁니다”고 말하는 안영일 씨의 말에서 여성의 사회활동과 육아문제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출산율 감소에 우려를 나타내며 각 지자체들이 출산장려금이나 세제 해택 등을 주는 미봉책보다는 근본적으로 육아문제로 발생되는 여성 사회활동의 걸림돌을 해결해 주는 정책 모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어 안 대리는 자신들이야 어쩔 수 없이 지나온 난관이지만 앞으로 우리나라의 탁아시설 개선에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맞벌이 부부라면 누구나 겪었던 육아문제가 그에게도 가장 큰 난관이었던 때문이다. 그러면서 사회적인 관례라지만 그 의무를 여자인 아내가 도맡아야 했던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30대 후반의 안영일 씨는 “이제라도 아내가 직업을 갖겠다면 적극 후원하겠다”면서도 “그렇지만 사회생활에 있어 공백이 너무 컸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닌 게 현실”이라고 말한다. 공기업까지만 해도 여직원들의 출산휴가나 복직에 대해 어느 정도 보장을 받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에서 기혼여성을 꺼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법적 제도 장치를 확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서는 법적 여성채용 범위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회사도 여성채용을 확대하려하지만 야간 근무, 육체 노동을 필요로 하는 특수 직종이다 보니 어렵다”며 어쩌면 이런 생각도 여성에 대한 편견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호주제폐지’에 관련해서 안영일 대리는 가족의 아픔을 실례로 들었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누이동생이 있는데 의미 없이 친부의 성을 계속 쓰고 있기 때문에 심적 고충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전통이나 가부장적 권위에 얽매어 생활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법은 개선돼야 하며 17대 국회의 결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는 인권의 문제이며 “고통은 나누어야 덜어진다”고 폭넓은 사랑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혼이 옳은 것만은 아니지만 이혼으로 인한 여성가장이 늘어가는 것 또한 현실이기 때문에 여성도 한 가족을 책임질 수 있도록 사회가 이들을 수용할 준비를 갖추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


여성의석 확보가 관건
어린이육영회 김은아 회장

‘세상의 반은 여자’ 이런 현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공허하고 식상한 말에 지나지 않다.
여성이 자연스럽게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뛰어넘어야 할 벽이 비록 낮아는 졌지만 그 두께는 여전하다. 10여 년 여성단체에서 일을 해온 김은하 육영회 회장은 17대 국회에 할말이 많은 모양이다.
김 회장은 우선은 여성국회의원 진출 확보가 관건이란 말을 사안마다 덧 붙였다. 그러면서도 여성들의 자성을 촉구하면서 전제 요건이 여성들이 정치를 잘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전제조건으로 여성의 사회, 경제, 정치에 대한 전반적인 재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여성관련 법들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는 것은 여성국회의원이 수적으로 열세에 있다는 것에 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당한 여성들이 능력은 있지만 사회적 경험이 적어 선뜻 앞으로 나서기를 꺼려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고 말하는 김 회장, 갑작스런 여성들의 등장을 못 마땅(?)하게 여기는 부류들이 말하는 ‘써 먹을 여자가 없다’라는 말에 정면적인 반론을 제기한다. “똑같이 출발해 교육을 받고 혹자의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능력이 뛰어나지만 결혼과 더불어 자신의 능력을 접어야 했던 여성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 했다”며 늦게나마 현 정당들이 여성 출마자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 한 일이라고 말한다.
반면 사회적으로 여성에 대해 일정부분 편의를 주지만 기본적으로 한창 일할 여성들이 결혼과 더불어 사회 생활을 접게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탁아제도가 불확실성 하다며 무엇보다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것은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세계최하위 출산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법적으로 정부가 정한 테두리에서 여성들이 보호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인정하면서 우선은 국가기관, 공기업에서의 여성에 대한 권익과 능력보장의 필요성을 말하면서 능력 있는 여성들의 진출이 부진한 이유를 “생색나는 자리에는 남성, 여성들은 뒤치다꺼리나 하는 보직에 배치한다”며 예리한 지적을 했다. 많은 여성들이 비정규직인 것 또한 개선될 부분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무엇보다 17대 국회는 여성의석 수의 보장과 국가와 공기업에서의 여성 직원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그에 따른 보장 실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김 회장은 ‘호주제폐지’에 관하여 “나는 유교적 관념에 젖어 있는 사람이지만 호주제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부분적인 수용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이런 것도 여성의원들이 17대에 다수 포진해야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김 회장은 개인적으로 두 딸의 어머니로써 여성들의 차별적 대우로 미래에 자신의 딸들이 겪어야할 고충을 염려하면서 17대 국회에서 여성관련 법규들이 제대로 처리되길 바랬다. 일련의 여성 권익보장 획득에 있어서 “정치계나 사회 전반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여성 자신들이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꼬집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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