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 세계자연유산 한국 갯벌을 가다 (4)고창갯벌
■ 기획 / 세계자연유산 한국 갯벌을 가다 (4)고창갯벌
  • 허정균.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3.07.12 13:22
  • 호수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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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가 쌓여가는 고창갯벌…무분별한 간척사업이 원인

람사르습지 지정 이후 시설물들 폐허가 된 채 방치

뉴스서천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갯벌을 탐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527일 뉴스서천 취재팀은 전북 고창갯벌과 곰소만 일원을 살펴보았습니다.

무분별한 간척사업

▲곰소만 일원의 간척사업
▲곰소만 일원의 간척사업

북으로 변산, 남으로 선운산 사이를 뚫고 호남평야로 깊숙이 파고든 끝 지점에 줄포항이 있다. 배후에 고창, 무장, 흥덕, 고부, 김제, 부안 등의 고을을 끼고 있었으며, 옆으로 곰소만을 통해 칠산어장에 닿을 수 있어 줄포는 자연스럽게 도로망이 집중되고 연안항로의 중심지가 되어 이들 지역에서 나는 물산의 집산지가 되었다.

일제에 의해 군산항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목포, 제물포, 남포와 함께 서해 4대 항구로 인정받았다. 일제는 일찍이 이곳에 눈길을 돌려 수탈의 중심지로 삼았다. 일본의 공산품이 들어와 내륙으로 퍼졌으며 호남평야의 쌀이 실려나갔다. 성어기가 되면 어족이 다양한 칠산어장의 생선들이 수백척의 배에 실려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특히 위도에서 잡은 조기는 이곳에서 염장가공되어 굴비로 만들어져 내륙으로 들어갔다.

▲내륙에 갇힌 줄포항. 뒤로 고부 두승산이 보인다.
▲내륙에 갇힌 줄포항. 뒤로 고부 두승산이 보인다.

이처럼 전성을 구가하던 줄포항은 토사가 밀려들며 선박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서 차츰 활기를 잃게 되었다. 위도로 가던 연락선도 곰소에서 출발하게 되고 1958년도에 어업조합과 부두노조가 곰소항으로 이전했다. 1980년 이후로는 간간히 오가던 소형 선박마저 닿지 않는 완전한 폐항이 되고 말았다. 현재는 항만 1km밖으로 제방을 쌓고 갯벌생태공원을 조성해 내륙 깊숙이 갇혀있다.

현재에도 곰소만 전역에 토사가 밀려들어 해안선이 후퇴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무분별한 간척사업에 원인이 있다. 일제 때부터 벌여온 간척사업은 해방 후에도 계속 이어져 최근까지도 갯벌매립이 만연되어왔다. 특히 부안군 보안면과 진서면, 고창군 부안면과 흥덕면, 심원면 등지에서 지속적으로 갯벌을 매립해왔다. 심지어 부안군 보안면에는 전에 조성한 간척지가 후에 조성한 간척지보다 지대가 낮아 비만 오면 침수되는 간척농지가 있다.

람사르 습지 지정 이어 세계자연유산으로

▲고창군 심원면 두어리 마을에 있는 람사르고창갯벌센터
▲고창군 심원면 두어리 마을에 있는 람사르고창갯벌센터

곰소만의 갯골을 경계로 고창군과 부안군이 맞대고 있는데 갯골 중앙 남쪽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고창갯벌이다.

2007년 해양수산부는 고창군 심원면 일대 10.4갯벌 일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201021일 람사르협회가 현재의 45.5에 해당하는 지역을 람사르습지로 지정했으며, 2013528일 유네스코에서 671.52에 달하는 고창군 전 지역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는 다시 2021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람사르 습지뿐 아니라 생물권보전지역이 되자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를 위해 고창군은 람사르고창갯벌센터 건립을 추진하여 201632일 완공했다.

▲방치된 갯벌식물원
▲방치된 갯벌식물원

그러나 갯벌 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취재팀은 고창갯벌센터가 있는 심원면 일대를 살펴보았다. 고창군은 심원면 두어리 일원 폐간척지에 갯벌식물원을 조성했다. 이곳은 간척지는 제방이 일부 무너져 바닷물이 들어오던 곳인데 농어촌공사는 다시 제방을 보수하고 수문을 설치했다.

이곳에 서식하는 갯벌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데크를 설치하고 학습안내판을 설치했으며 전망대까지 만들었다. 또한 2층으로 지은 갯벌쉼터를 제방 위에 건립했다.
그러나 모든 시설들은 관리부재인 상태에서 갈대만 수북히 자라 각종 시설물들을 덮고 있다. 온전한 시설물은 수돗물이 나오는 수돗대 뿐이었다. 애초에 제방이 헐린 상태로 그대로 두었더라면 나름대로 생태계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살아있는 기수역 주진천 하류

▲심원면 하전리 주진천 하구 갯벌
▲역류하는 주진천. 선운사 입구

선운산을 뚫고 북으로 흘러 곰소만으로 유입되는 주진천은 풍천으로 더 이름이 알려져 있다. 풍수지리에서 북으로 흐르는 하천을 풍천이라 하는데 보통명사가 고유명사로 굳어진 사례이다.

주진천은 하류에 댐이 없어 밀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역류하여 내륙으로 거슬러 올라가 작지만 훌륭한 기수역을 형성한다. 취재팀은 조수차가 크지 않은 조금 때인데도 주진천 하구에서 4km 들어간 선운사 입구에서 상류로 치고 올라가는 바닷물을 확인했다.
이처럼 살아있는 하천 주진천에서는 실뱀장어잡이로 어민들에게 높은 소득을 안겨주고 있다. 실뱀장어는 인근 양만장에서 키워 음식점으로 간다. 고창 심원면에서는 풍천장어라는 이름을 단 음식점들이 어딜 가나 눈에 띈다.

또한 주진천 강물을 직접 받는 심원면 하전마을 앞 갯벌에는 바지락이 서식해 주민들의 주소득원이 되고 있으며 해마다 바지락 축제가 열리고 있다.
 

▲바지락 채취로 소득을 올리고 있는 하전마을 모습
▲바지락 채취로 소득을 올리고 있는 하전마을 모습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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