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서식지 파괴하는 어촌뉴딜사업
멸종위기종 서식지 파괴하는 어촌뉴딜사업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3.07.13 12:42
  • 호수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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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발농게·짱뚱어 서식지 파괴하며 공사 강행
▲멸종위기종 서식지 파괴하며 들어서는 ‘송림갯골어울림센터’ 건립 공사 현장
▲멸종위기종 서식지 파괴하며 들어서는 ‘송림갯골어울림센터’ 건립 공사 현장

서천군은 20225월부터 장항읍 송림리의 솔리천 하구에 위치한 송림항에 어촌뉴딜 300사업의 일환으로 3층 규모의 송림갯골어울림센터건립과 송림항 접안시설 및 진입도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공사로 인해 갯벌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흰발농게와 짱뚱어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어서 심각한 상황이다. 과연 이 공사를 진행하기 전에 생태계 조사와 함께 보호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했는지 해양수산과에 묻지 않을 수 없다.

흰발농게·짱뚱어 서식지 파괴

지난 69, 송림항을 방문했을 때 땅이 파헤쳐진 진입도로 공사장 바로 옆 갯벌과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송림항 바로 옆 갯벌에서 각각 흰발농게와 짱뚱어 수십 마리를 관찰했다. 그런데 79일에 같은 장소를 방문했을 때는 진입도로 공사가 중간된 상태였으나, 송림항 접안시설 공사를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토사에 매립된 장소 바로 옆에는 흰발농게 어른 개체와 아주 작은 새끼 수십 마리가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토사를 이렇게 매립해서 쌓아버렸기 때문에 흰발농게와 짱뚱어 서식지에 퇴적물이 쌓이는 양이 많아져 결국 이 생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될 가능성이 크다.

▲송림갯골 인근에 서식하는 짱뚱이와 흰발농게
▲송림갯골 인근에 서식하는 짱뚱이
▲송림갯골 인근에 서식하는 짱뚱이와 흰발농게
▲송림갯골 인근에 서식하는 짱뚱이와 흰발농게

세계유산 등재 기준에 맞게 관리해야

이곳 송림항 주변의 갯벌은 2021726일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서천갯벌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곳이다. 더욱이 이곳은 세계유산 등재에 중요하게 기준으로 작용한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지정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알락꼬리마도요, 큰뒷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저어새, 노랑부리백로)이 많이 서식하고 있고 해안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관찰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장소다. 이같이 수많은 조류들이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 때는 넓어진 갯벌과 수로(갯골)에 흩어져서 먹이를 먹다가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는 밀물 때가 되면 이곳 송림항 바로 앞 갯벌까지 이동해서 먹이를 먹거나 휴식을 한다. 이처럼 수많은 새들이 서식지로 이용하는 중요한 장소이기 때문에 해안가에 건물이나 인위적인 시설을 새롭게 건설하는 것은 피했어야 했다.

송림갯골어울림센터의 경우, 현재의 위치가 아닌 장항산단로 4차선근처에 시설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 센터를 무리하게 송림항 안쪽에 건설하는 바람에 진입도로를 넓게 만들어야 하고, 송림항 접안시설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무분별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을 보았을 때 서천군이 과연 서천갯벌을 세계유산 관리 기준에 맞게 보전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서천갯벌을 생태관광지로 홍보하는 것이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예산 지원한 해양수산부의 책임

이와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본지(뉴스서천 2022629일자)를 통해 이 사업의 문제점과 함께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서천군은 제시된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더욱이 해양수산부는 세계유산 관리에 대한 책임이 있는 부처임에도 자신들이 재정 지원을 통해 진행 중인 송림항의 어촌뉴딜 300사업에 대해 재검토를 하지 않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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