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떠내려 온 쓰레기 금강하구의 서천 연안에 가득
집중호우로 떠내려 온 쓰레기 금강하구의 서천 연안에 가득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3.07.25 23:29
  • 호수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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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로 나간 쓰레기 밀물 때면 다시 온다, 어장 피해 심각”
▲21일 송석리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
▲21일 송석리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

13일부터 서천군을 비롯한 충청남도에서 300mm내지 4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다. 이로 인해 금강과 각 하천을 따라 각종 쓰레기들이 서천갯벌로 떠 내려왔다.

취재진은 17일 오후에는 서천갯벌과 해안가를, 그리고 21일 오후에는 금강호와 금강하굿둑 외측의 서천갯벌과 해안가를 돌아보았다. 이번 집중호우 때 떠내려 온 스티로폼과 비닐, 각종 플라스틱 등 각종 쓰레기가 잔뜩 쌓여있었는데 장항항 주변에 쌓여있는 쓰레기들은 어느 정도 수거되고 있었다. 하지만 마서면 남전리부터 죽산리까지의 해안가에 밀려든 쓰레기들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갈대는 유기물이기 때문에 갯벌과 해양 생물의 먹이가 되고 자연스럽게 분해가 된다. 떠내려 온 갈대 뭉치가 너무 한곳에 많이 쌓여 있으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스티로폼과 비닐, 각종 플라스틱은 모두 분리수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유는 자연 분해가 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 그 기간 동안 해양생물을 죽이게 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그대로 방치할 경우, 분해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게 되어 기후위기를 더 가중시키게 된다.

더욱이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비닐은 태양 복사열에 노출되면 메탄과 에틸렌을 생성할 뿐 아니라 길이 5mm 미만으로 작게 쪼개져서 미세플라스틱이 생성된다. 해양 표층에서는 병원성 박테리아와 독성 물질이 달라붙은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리고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바닷물이 물보라를 치는 순간에 바닷물 속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대기로 뛰어나게 되고, 이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복사열을 산란시키기도 하고 흡수하기도 한다. 이는 결국 기후변화를 가중시킬 뿐 아니라, 해수의 용존산소 농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쓰레기 더미를 헤치고 출항하는 어선
▲쓰레기 더미를 헤치고 출항하는 어선

또한 먹이사슬 최하층에서는 아주 작은 포식자들이 미세플라스틱을 그들의 주식인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착각해 섭취하게 된다. 이 미세플라스틱을 먹는 해양생물이 곧바로 죽게 되거나 죽지 않는다 하더라도 몸에 그대로 축적되어 결국 굶주려 주게 된다. 이는 결국 그 지역의 용존산소 농도가 낮아져 생태계의 전반적인 기능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을 먹는 해양생물의 번식력을 떨어뜨려 전체 생태계의 기능을 망가뜨릴 수 있다. 만약 이 해양생물을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사람들에게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난 21일 장항항에서 만난 한 어민과 해양쓰레기로 인한 피해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장항항에서 만난 어민 김명호씨. 쓰레기로 인한 어장 피해를 호소했다.
▲장항항에서 만난 어민 김명호씨. 쓰레기로 인한 어장 피해를 호소했다.

- 이곳 해안가에 와보았더니, 해양쓰레기를 걷어내는 작업을 했네요. 그런데 누가 해양쓰레기를 이렇게 모아 놓았습니까?

= 아까 아주머니들이 많이 와서 작업을 하고 갔어요. 그런데 이렇게 모아 놔야 봐야 소용없어요. 바닷물이 들어왔다 나가면 다 흩어져 버려요. 바닷물이 (오늘) 여기 높이까지 올라와버려요. 어제는 몇 차 치우고 그랬는데 오늘은 아주머니들만 나와서 모아 놓았다가 마대에 넣고 그러더니만 일부는 이렇게 모아 놓고 가버렸네요.

- 지난 713일부터 15일까지 비가 많이 내리면서 이렇게 해양쓰레기가 많아진 것이죠?

= , 이번에 비가 너무 많이 와버렸어요. 그래서 저 하굿둑 위에서 몇 년 묵은 쓰레기가 다 떠내려 왔어요. 자연적으로 나무가 쓰러져 있던 것이 그대로 거기에 있어야 하는데 수위가 높아져 떠내려 왔어요. 하굿둑 위에 물이 차니까 물 빼는 것만 생각하지, 어민들이 죽는 것은 생각하지 않아요. 제일 밑에 사는 어민들이 피해를 받아도 보상을 줍니까, 그런 것이 없어요. 그나마 이 정도라도 청소가 된 겁니다. 저 해양쓰레기들이 뭉쳐있는 것이 운동장만 하게 크게 떠다니고 그랬어요. 그것이 일부 작게 쪼개지면서 조금씩 해안으로 밀려오는 거에요. (썰물이 되면 다시 바다로 떠내려가고 그래요. 내려갔다가 올라왔다가, 또 내려갔다가 올라왔다가 그래요. 그러다가 큰 배들이 작업하는 데로 내려가고 그래요.

- 이번에 떠밀려온 해양쓰레기가 어떤 상황입니까?

= 바닷물을 따라서 어느 정도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밀물 때) 바닷물 따라 올라 와서 물가로 다 밀려버려요. 바다 한 가운데로 떠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고 그래요. 어제는 가져갔더만 오늘은 안 가져가네요. 매일 청소를 해야지, 안하면 소용없어요. 바다에 나가면 엉망이에요. 쓰레기가 많이 떠내려 온 지 며칠인데 밀물 때마다 아직도 쉼 없이 올라오잖아요. 저기 오늘 올라오는 쓰레기는 (처음 떠내려 왔을 때 당시의) 10분의 1도 안 됩니다. 바다 바닥에 쓰레기가 꽉 찼어요. 쓰레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어요.

- 해양쓰레기가 어디까지 퍼져 있습니까?

= 군산 개야도까지 다 퍼져 있어요. 작업선이 바다에 나가면 작업이 안 돼요. 플라스틱과 같은 일반쓰레기도 많지만 나무 토막같은 것, ‘퉁구리가 많아요. 나무 퉁구리가 이번에 어선들의 스크루를 쳐버리니까, 많이 망가졌어요. 여기 올려놓은 배들은 스크루 고치는 작업을 하려는 배들이에요. 저기 떠 밀려올라오는 것 중에 퉁구리가 있잖아요. 나무 찌끄리(작은 나뭇가지)들이 있는 곳을 배가 안 지나갈 수 없으니까 지나가다 보면 나무 퉁구리가 뛰어오르고 그래요. 잘못하면 배가 퉁구리에 부딪혀 구멍도 나버려요. 오늘 아침에 배를 보러간다고 바다에 나갔더만 프로펠러에 부딪혀 나무 몽둥이가 뛰어 오르고 그러대요.

- 이번에 떠내려온 쓰레기로 인해 또 어떤 피해를 입으셨습니까?

= 나는 뭣도 모르고 몸이 안 좋아서 배를 그대로 놓았더니만 배에 올려놓았던 그물 일부가 바닷물에 쳐져 있었는데 그물을 쓰레기들이 끌고 가는 바람에 그물이 찢어지고 터져 버렸더라고요. 어구 한 개에 백만 원 가는데 세 개나 박살나 버렸응게 생돈 나가게 생겼어요. 피해를 본 그런 배들이 여기에 많아요. 엊그제 물양장에 해양쓰레기가 엄청나게 많았어요. 지금은 많이 걷어낸 것에요. 비가 많이 내리던 그때 큰 배들이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많이 오고 그러니까 거기 안에 다 정박을 하고 그랬어요. (비가 그치면서) 그 배들이 작업을 하고 그래야 하는데 (해양쓰레기 때문에) 나갈 수 있습니까. 프로펠러를 감아버리면 배가 나가지를 못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작은 배들이 일부 청소를 하면서 큰 배들을 빼줬어요. (이 과정에서) 작은 배의 스쿠류들이 다 조장나버렸어요(망가져 버렸어요). 스쿠류 고치는 비용이 많이 드는데 어찌것습니까. 누가 알아줍니까 이거를.

- 피해보상을 받는 것에 대해서 민원을 내보셨습니까?

= 어민회에서 일부 쓰레기를 모으거나 크레인 작업을 한 것에 대해서 자금 지원을 받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스크루 망가진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없어요. 피해를 받으면 그런 것(피해보상 받는 것)을 생각하고 그래야 하는데 안 그래요.

- 해양쓰레기를 언제까지 치우면 좋겠습니까?

=바람이 장항 쪽으로 많이 부니까 해양쓰레기가 장항 쪽으로 밀려들어와요. 그런데 군산 쪽으로는 별로 없어요. 엊그제는 저기 앞쪽 바다에는 해양쓰레기가 엄청나게 많이 깔려있었어요. 앞으로 이게 (해양쓰레기가 안 나올 때까지) 언제 끝날지 몰라요. 먼 바깥 바다에서 어업을 하는 배들은 그나마 상관이 없어요. 금어기가 끝나면 어장들(어구를 넣는 작업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꽃게잡이를 한다고 자망을 넣었다가는 다 찢어버린다 안 합니까. (해양쓰레기가) 그물을 차고 가버려요. 어떻게 할 방법도 없고. 어민들이 피해가 많았어요. 조업이 안 돼요. 다 정리될라면(해양쓰레기를 모두 수거해 치우려면) 한 달이 걸릴지 어떻게 압니까. 조금 있으면 꽃게 금어기가 끝나 꽃게 잡는 어장을 해야 하는데 그물을 넣지도 못해요.

기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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