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자체가 탄소저감능력 갖고 있다
“갯벌 자체가 탄소저감능력 갖고 있다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3.09.14 11:33
  • 호수 11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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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파괴 인공염습지 조성 이해할 수 없어“

11일 오전 장항읍 송림리 소나무숲 옆 서천갯벌에 조성해 놓은 블루카본 시범지(염습지 조성지)’ 현장에서 이 조성사업을 추진한 블루카본사업단(단장 : 김종성 해양학과 교수)의 일원인 권봉호 군산대 교수와 사업 시공사인 박창욱 오세아닉 대표를 만나 만났습니다. 대화 내용을 요약 정리했습니다.

▲장항읍 송림 갯벌에 조성한 블루카본 시험지
▲장항읍 송림 갯벌에 조성한 블루카본 시험지

- 자연스럽게 형성된 갯벌에는 게, 조개 등 다양한 저서생물이 살고 있었을 것이고 새들도 찾아와 먹이활동을 하는 곳이다. 이러한 갯벌에 사는 생물들이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특히 조개들이 탄소를 저장하는 기능이 뛰어나다. 금강하굿둑의 수문을 개방해 해수유통을 확대하면 모래가 섞인 퇴적물이 강 하류로 내려와 갯벌에 쌓이고, 그러면 조개들이 많이 서식하게 된다. 이렇게 하는 것이 갯벌의 생물다양성이 높아지고 탄소저감 기능도 더 좋아진다. 그런데 탄소중립 정책을 내세우면서 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육상에서 가져온 자갈과 마사토를 퍼붓고 칠면초, 기수초, 갈대 등 염습지를 조성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염습지를 조성하려면 해양수산부가 갯벌 복원사업 정책을 세울 때 제시되었던 대로 바닷가 주변의 폐양식장, 폐염전, 농사를 짓지 않는 농경지를 매입해 해수를 유통시키거나 갯벌로 복원해서 염습지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 <권봉호 교수> 서천갯벌이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서천군에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있으며, 해양수산부가 갯벌 및 해양과 관련한 사업을 서천군에서 추진하고 있어서 대상 지역을 서천갯벌로 선정했다. 해양수산부가 갯벌 복원사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땅 매입비가 높아서 어려운 실정이고, 태양광 발전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서 갯벌 복원 사업이 잘 추진되지 않고 있다.

= <박창욱 대표> 이곳에 염습지를 조성하지 않고 원래는 해안가에 위치한 소나무 숲 바로 옆에 시험지를 선정하려 했다. 그런데 그곳이 소나무 숲이 파도에 침식되어 갯벌이 되었지만 여전히 임야로 되어 있고 산림청이 허가를 해주지 않아 이곳 갯벌 쪽으로 내려와 시험지를 선정했다.

- 소나무 숲이 침식되어 자연해안이 되었다. 보시는 것처럼 갈대가 자라고 있다. 그곳도 선정할 대상 지역이 아니다. 염습지를 조성한 이 지역은 국내에서도 드문 새섬매자기가 군락을 이루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로 옆에 새섬매자기가 많기 때문이다. 새섬매자기의 뿌리는 멸종위기종인 개리들이 아주 좋아하는 먹이다. 그래서 10월 말에 개리들이 찾아오는 중요한 곳이다. 시범지를 조성하기 전에 생물 조사를 했는가?

= <권봉호 교수> 시험지 조성 직전인 올해 초에 저서생물 조사를 했지만 새섬매자기와 개리 등 조류들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지는 않았다.

= <박창욱 대표> 여러 가지 생물 조사를 했다.

= <권봉호 교수> 우리나라 해안선이 인공해안으로 많이 바뀌고 있어서 자연해안으로 복원하기 위해 해안가에 염습지 조성사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곳 염습지 조성지는 영구적이지 않고 일정 기간에는 조성한 것이고 곧 원상 복구할 계획이다.

= 자연해안으로 복원하는 것에 대해 동의를 한다. 그렇게 생각을 했다면 인공해안 지역 중에 적절한 장소를 우선적으로 선정했어야 했다. 그리고 자연해안으로 복원을 하려면 파랑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명확히 따져서 적합한 시공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이 지역은 바닷물의 파랑이 크게 작용하는 곳이다. 그러니까 염습지 조성지에 심어놓았던 염생식물 대부분이 쓸려가 사라졌고, 기단부의 자갈이 드러날 정도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전 조사가 부실했다. 이제는 더 이상 이대로 둘 필요가 없다. 시험지로서의 역할은 끝났다. 개리들이 내려오기 전에 염습지를 조성하기 위해 사용한 자갈과 마사토 전체를 하루라도 빨리 걷어내고 최대한 자연적인 갯벌로 복원를 해야 한다. 복원을 할 때는 새섬매자기 군락지 훼손이 최소화되도록 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가 갯벌 복원사업 정책과 블루카본 사업을 동시에 맞고 있는데도 이를 재검토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그리고 서천갯벌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지역이다. 그런데도 이곳의 갯벌생태계를 파괴하고 염습지 조성사업을 용인하고 허가해 준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서천군은 비판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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