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합사업/서천군민에 의한 서천군민을 위한 라디오 팟캐스트 시즌3/(4) 노인과 바다 독서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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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종만 기자
  • 승인 2023.10.26 07:43
  • 호수 1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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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바다에서 헤쳐 나올 수 있게 도와준 존재는 소년”

이 기사는 충청남도 미디어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조금 더 깊이 읽기’ 독서토론팀이 ‘노인과 바다’ 작품을 읽고 토론하고 있다.
▲‘조금 더 깊이 읽기’ 독서토론팀이 ‘노인과 바다’ 작품을 읽고 토론하고 있다.

이창우: 가을이 깊은 밤에 모여서 조금 더 깊이 읽기를 하는 저는 책을 사랑하고 있기에 지키려고 노력하는 작가 이창우입니다. 오늘 우리가 이야기할 작품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이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보다도 1920년대에 출간했던 무기여 잘 있거라든가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라는 전쟁과 관련된 글을 많이 썼다. 그런데 '노인과 바다'가 좀 더 우리에게 친근한 것은 아마도 노벨문학상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한다. 꽤 오랫동안 작품을 쓰지 않았던 헤밍웨이가 쿠바에 머물고 있을 당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 노인과 바다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산티아고 노인은 어부인데 84일 동안 고기 한 마리 못 잡는 '살라오'로 낙인이 찍힌다. '살라오'는 재수가 옴 붙은 사람을 뜻한다. 그런 자신에게 주어진 천직을 묵묵하게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래서 바다와 노인, 그리고 바다에서 만나는 상어무리, 노인과 함께 등장하는 소년의 관계를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두 분 자기소개와 함께 뉴스서천 독자들에게 노인과 바다를 읽고 추천할 만한 문장 소개해 달라.

김금남 : 사람을 좋아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김금남입니다. 노인과 바다에서 '사람은 꿈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꾸는 순간부터 희망을 안고 산다'는 문장을 청취자와 뉴스서천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김주연 :가을에 어울리는 여자 따뜻한 마음을 가진 김주연입니다. '파멸당할 수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다'라는 문장을 추천한다. 파멸이란 것은 파괴되어 없어지는 것이지만 패배는 상대와 겨뤄서 진다는 뜻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문장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김금남 :인간은 파멸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 나는 파멸할 수 없다는 것은 인간의 자존감이라 생각했고, 패배할 수 없다는 것은 인간이 삶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창우 : 두 분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인간은 파멸할 수는 있다. 즉 자존감을 잃어버리고 나를 잃어버리고 살 수는 있다. 하지만 패배할 수는 없다는 것은 결국 죽는 것인데 그 죽음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할 수 없다는 말로 들리는데 비슷한가?

김금남 : '자살'이라는 용어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창우 : 파멸이라는 의미가 자존감을 잃어버린 것 아닌가. 이 문장을 읽고 인간이 자존감을 잃고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지 묻고 싶다.

김주연 : 김금남 선생님 말씀은 포기하지 말라는 뜻인 것 같다.

이창우 : 작품에서 바다가 노인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느끼시는가?

김금남 : 불교에서 바다는 인생, 조각배는 나 자신으로. 바닷길은 내가 인생길을 노 저어가면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은 태어난 순간부터 부모의 보호를 받고 살지만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야 하는 것은 본인 몫이다. 내가 어떤 꿈을 꾸고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이창우 : 노인이 청새치를 잡아 항구에 돌아왔을 때는 상어무리가 다 뜯어 먹으면서 뼈다귀만 남았다. 작품 속 상어무리를 어떻게 봐야 할지 말해달라.

김금남 : 상어무리는 요즘 사회문제로 대두된 전세사기범과 같다. 어렵게 벌어 전세를 얻어 빌라에 들어갔는데 사기를 당해 오갈 때 없는 세입자는 노인이고, 살을 따 뜯어 먹은 상어무리는 사회악인 전세사기범과 같다고 생각했다.

이창우 : 혹시 상어무리에 물려본 적 있는가?

김주연 : 이런저런 일을 많이 겪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를 힘들게 하고 피폐하게 만드는 인간이 상어무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상어무리에 살점이 뜯겨 나가는 아픔을 겪었다 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은 청새치 입장이 된다면 나 자신에게 기특하다고 박수 보낼 것 같다.

이창우 : 두 분께서 삶과 자존감, 패배할 수 없는 환경 등 삶과 관련된 말씀 하셨는데 저는 노인과 소년의 관계에 주목했다. 어른들에게 노인과 바다를 소개할 때 이 책을 읽으면 노년에 또는 나에게 어떤 존재가 있어야 하는가를 한번 되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어린 소년들에겐 너에게 어떤 어른이 또는 너를 응원하는 어떤 사람이 있으면 좋을지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나는 상어무리가 와도 좋고, 다 빼앗겨도 좋다. 그런데 그 산티아고가 살아남을 수 있게 해준 것은 소년이라고 생각했다. 노인은 청새치를 잡을 때까지 자기가 부족하고 힘들 때 '내 옆에 소년이 있었다면.', 소년의 부재에 대해 많이 속상해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결국, 산티아고를 바다에서 헤쳐 나올 수 있게 도와준 존재가 소년이라고 생각한다. 노인에게 있어 소년의 존재는 자신이 어렸을 때 모습, 자신의 젊음을 상징하지만, 소년으로 인해서 어떤 희망을 발견하고, 현재의 나에게 잘 집중하고, 내가 하는 일(고기 잡는 일)을 잘 해낼 수 있게 하는 동력 역할이 아니었나 생각했다. 두 분은 노인과 소년의 관계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김금남 : 노인과 소년은 조건 없는 우정’, ‘무조건 내 편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나를 지지해주는 내 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작품에서 노인과 소년은 실수한 나에게 잘못됐다고 지적하기보다는 그래 그럴 수 있어, 눈빛만 봐도 내가 뭘 원하는지를 알고 해주는 사람처럼 다독여주고 감싸 안아주는 관계로 봤다.

이창우 : 사람과의 관계에서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에서 노인은 소년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주는, 소년은 노인에게서 사랑을 받는 관계였는데, 마지막 장면에서는 소년이 노인에게 무언가를 자꾸 주고 보살펴주고, 노인은 (사랑을) 받는 관계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흐뭇함을 느꼈다.

김금남 : 사랑은 주는 것만이 아니라 받을 줄 아는 게 사랑이다. 상대방이 정성껏 베푼 사랑에 대해 사람들이 아니야. 필요 없어. 다른 사람 줘라며 거부하면 사랑을 주려던 사람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사람들에게 무조건 감사합니다. 사랑은 받는 것이다. 주기만 하는 거는 아니다” "라고 말한다. 이창우 : 나는 누군가 뭔가 챙겨서 막 갖다 주면 무조건 받는다. 주는 분 마을을 알기에 나에게 필요하던 필요하지 않던, 먹던, 먹지 않든 무조건 고맙다고 받는다. 선생님 말씀 새겨들어야 할 좋은 말씀이다.

이창우 : 평생을 어부로 살아온 노인의 모습을 통해서 평소 직업의 의미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주연 :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직업을 택하는 분들도 있다. 나는 돈보다도 내가 하는 일을 통해 남들에게 더 나눌 수 있을까, 가치 있는 일에 대해 초점을 두고 직업을 택했다.

이창우 : 직업관도 나이에 따라서 좀 달라지는 것 같은데...

김금남 : 그럴 수도 있다. 방송 시작할 때 나를 음악을 사랑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직업을 갖고 있다면 살아가는 인생이 행복할 것이다. 하고 싶은 일 하면서 기쁘게 사는 것이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이창우 : 현실에서는 선생님 말씀처럼 기쁘게 살기 어려운 게 직업인 것 같다.

김주연 : 김 선생님 말씀처럼 내가 좋아서 택한 직업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싫은데도 어쩔 수 없이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김금남 : 이 문제는 생각해봐야 한다. 인생이 길지 않은데 싫은데도 어쩔 수 없는 직업을 택해 일하다 만 죽을 순 없는 것 아닌가. 더 늦기 전에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빨라 찾아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빨리 찾을수록 내 삶이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우 : 선생님 말씀 좋습니다만 현실은 내가 좋아하는 일로만 먹고 살 수 있는 시대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문제이다. 결국, 안정된 직업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또 직업의 안정성은 없지만 정말 내가 원하기 때문에 직업을 택하는 예도 있다. 제가 20대 친구들과 직업에 관해 물어본 적 있는데 그들은 첫 번째로 직업선택의 기준을 안정성을 꼽았다. 안정성 있는 적업을 택한 다음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재도전하거나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데 젊은이들이 처음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택하기까지는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결국, 부모의 응원이 필요하다거나 엄청나게 용감한 사람만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택할 수 있는데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직업을 택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김금남 : 나는 생각이 다르다. 나는 내 삶을 선택할 것이냐, 직업을 선택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흔히 직업을 택하는 기준으로 본인의 적성과 무관하게 돈만 많이 벌 수 있으면 직업을 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의미 있는 삶이고, 행복한 삶일까, 남에게 이익되는 삶일까? 직업선택의 기준을 바꾸면 자신의 삶이 바뀌게 된다. 아이들이 자기기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의사, 적성과 무관한 분야를 직업을 택하도록 강권하는 엄마·아빠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이창우 :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을 읽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마지막으로 두 분 마무리 말씀 해달라.

김금남 : ‘노인과 바다를 접하면서 작품 자체가 사람의 인생길이라 느꼈다. 두 번째는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주인공 산티아고(순례의 길)처럼 자기 인생의 순례길을 찾아간다면 훨씬 더 아름답게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해 봤다.
김주연 : 저 역시 김 선생님 말씀처럼 작품을 읽고 한 인간의 삶을 봤다. 나에게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노인과 소년처럼 믿어주고 함께하는 진짜 단 한 사람만 있다면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살아갈 힘의 원천은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이창우 : 노인을 나에게 대입해봤다. 나는 물질의 관점에서는 완전히 실패한 인생이지만 운이 다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해왔다. 평소에 사람들에게 마음만은 부자라고 나 자신을 소개하지만, 상대방은 나를 어떻게 볼까 생각했다.
아주 쉬운 표현으로 사람들이 나를 가난뱅이로 취급하지 않을까 자문하면서 나는 다른 사람들이 가난뱅이 취급하더라도 하나도 중요하지도, 상처받지 않는다며 자답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면서 작품 속 소년과 노인과의 관계에 훨씬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같다.

이창우 : 이 책을 최근 다시 읽었을 때 나가 노인이 돼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커다란 물고기로 상징되는 '재물'은 인간이 살아가는 목표가 아니라 살아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데 어느 순간부터 재물이 삶의 목표가 되어버린 세상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내 감정이 너덜너덜 해졌다.

김금남 : 이 선생님다운 말씀이다. 내 나이쯤 되면 산티아고처럼 순례길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홀로 떠나는 순례길에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재주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순례자의 행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창우 : 헤밍웨이 덕분에 모처럼 인생이라는 문제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본 것 같다. 좋은 말씀 해주신 두 분 고맙다.

<정리=고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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