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 가슴 울린 연극 ‘엄마의 시간’
관객들 가슴 울린 연극 ‘엄마의 시간’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3.11.01 13:20
  • 호수 11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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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 주민들 배역 맡아 열연
▲엄마의 시간 상연 모습
▲엄마의 시간 상연 모습

지난 26일 서천문화원 강당에서는 극단 장항선의 5번째 정기공연 엄마의 시간이 상연됐다.

고단하고 외로운 인생을 살아온 어머니를 그린 이 연극의 극본은 장항에 사는 이문옥씨가 썼으며, 연출은 판교면 등고리에 사는 고금석씨가 맡았다. 서천군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이웃들이 배역을 맡아 열연했다.

40분간의 짤막한 연극이지만 관객에게 다가온 감동은 컸다.

성주는 엄마 집을 방문한다. 엄마는 낮잠을 곤히 자고있다. 마침 오빠로부터 전화가 온다. 얼마 전 받았던 엄마의 건강검진 결과로 가족은 위기를 맞는다. 세 남매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해드릴지에 대해 티격태격 의견이 분분하다. 가까스로 의견을 모았으나 과연 그것은 최선일까? 손녀의 등장으로 전환을 맞은 엄마의 시간은 어떤 결말로 끝날까. 암전이 되고 극이 끝나가지만 관객들을 향한 방백이 다시 한번 가슴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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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루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덕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 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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