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찾아온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개리
어김없이 찾아온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개리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3.11.09 04:46
  • 호수 117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안하게 먹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위협 요인 없애야

 

 

▲10월 26일 서천군 장구만에 위치한 종천면 당정리앞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거나 쉬고 있는 개리들의 모습
▲10월 26일 장구만에 위치한 종천면 당정리앞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거나 쉬고 있는 개리들의 모습

10월 중순이 되자 중국과 러시아 동북부 지역을 번식지로 이용하던 많은 겨울철새들이 우리나라에서 월동을 하기 위해 내려오기 시작했다. 하늘을 보면 오리류와 기러기들이 V자 대형을 이루고서 남하해 내려오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벼 베기가 끝난 들판과 하천, 갯벌 및 바다에 내려앉아 소리를 내면서 먹이를 먹는 새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1017, 서천군 장구만에 위치한 종천면 당정리앞 갯벌에서 겨울철새인 개리 8마리를 관찰했다. 다행히 올해도 어김없이 서천갯벌에 내려왔다. 방문 당시 바닷물이 가득차서바닷물에 뜬 채로 편안히 쉬고 있었다. 개리는 갯기러기에서 나온 말이라 한다.

1026일에 다시 당정리에 들러서 장구만 갯벌에 머무르던 개리를 관찰하러 갔더니, 바닷물이 빠져 나간 갯벌에 여전히 개리 8마리가 머무르면서 먹이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개리들은 주로 갯벌에서 새섬매자기 뿌리를 먹이로 삼는다. 그래서 개리들이 부리를 이용해 갯벌을 깊게 파헤치면서 새섬매자기 뿌리를 파먹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곳 장구만내 새섬매자기 군락지 주변에는 겨울철이여서 그런지 다행히 사람들이 들어가지 않아서 개리들이 편안하게 먹이활동을 하는 좋은 곳이다. 그런데 잠시 후 목줄이 없는 개가 개리 무리 쪽으로 다가가다가 다시 되돌아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개들이 갯벌에 들어가 개리들에게 접근해서 위협을 주지 않도록 개 주인들이 개를 잘 관리하도록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곧바로 장항읍 송림리 갯벌에 서식하는 새섬매자기 군락지로 이동해서 개리가 도착해 있는지 확인했다. 송림해수욕장 남쪽과 북쪽에 위치한 갯벌에는 새섬매자기가 군락을 이루고 잘 서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개리는 보이지 않았다. 남쪽 지역에 위치한 세섬매자기 군락지는 올해 상반기에 블루카본사업단이 염습지를 조성한다면서 새섬매자기 군락 일부를 훼손했었다. 다행히 새섬매자기 군락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어서 개리들이 먹이활동을 하러 이곳에 모여들 것으로 예측된다. 예전에도 이곳에서 개리들이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런데 1026일 방문했을 때 사람들이 맨발 걷기 운동을 한다면서 새섬매자기 군락지 주변을 걸어다니는 바람에 개리들이 이곳에서 안전하게 먹이활동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사람들이 새섬매자기 군락지 주변 갯벌로 들어가 걷기 운동을 하지 않도록 서천군 행정이 적극 나서서 안내판 설치와 함께 출입 통제를 해야 할 것이다.

▲송림리 남쪽 갯벌 개리 서식지. 관광객 출입 통제 조치가 필요하다.
▲송림리 남쪽 갯벌 개리 서식지. 관광객 출입 통제 조치가 필요하다.

<참고> 개리(Swan Goose, Anser cygnoides)에 대한 설명

우리나라 주요 월동지는 금강하구와 한강 및 임진강 하구, 낙동강 하구이며, 대부분의 집단은 중국 동남부로 이동한다. 번식지는 러시아 극동, 중국 동북부, 몽골, 사할린 북부 등 매우 제한된 지역이고, 한국, 중국 양쯔강 유역, 대만, 일본에서 월동한다. 개리는 금강하구에서 10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10여 마리가 매년 관찰되는 겨울철새이다. 개리는 문화재청이 지정한 천연기념물이고,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2급 생물종이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적색목록에 취약종(VU)으로 분류된 국제 멸종위기종이다.

<주용기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