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합사업/서천군민에 의한 서천군민을 위한 라디오 팟캐스트 시즌 3/최종회 (6)귀향·귀촌인의 서천살이
■ 기획/연합사업/서천군민에 의한 서천군민을 위한 라디오 팟캐스트 시즌 3/최종회 (6)귀향·귀촌인의 서천살이
  • 고종만 기자
  • 승인 2023.11.15 14:39
  • 호수 11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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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들이지 않고 강·바다·산 맘껏 보고 즐길 수 있다
“살 집 구하기 어려워 막막했다…지속적인 청년 지원 필요”

*이 기사는 충남도미디어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우리동네스튜디오 정경희 대표와 카페램프·장항점빵방 한예진 대표가 서천살이를 주제로 방송하고 있다.
▲우리동네스튜디오 정경희 대표와 카페램프·장항점빵 한예진 대표가 서천살이를 주제로 방송하고 있다.

고종만 : 안녕하세요. 뉴스서천 대표이사 고종만입니다. 오늘 방송은 뉴스서천이 충남미디어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서 진행하는 지역 언론 지원사업 연합사업인 서천군민의, 군민을 위한 라디오 팟캐스트 시즌 3 '귀향귀촌인의 삶'이란 주제로 우리동네스튜디오 정경희 대표님과 카페램프와 장항점빵을 운영하는 한예진 대표 두 분을 모시고 서천살이 전반에 대해서 말씀 나눈다.

고종만 : 자기소개와 함께 서천에 내려오게 된 계기와 준비 과정에서 어려운 점 없었나?

한예진 : 장항에서 ‘카페램프’, ‘장항점빵’을 운영하고 있는 서천살이 3년 차 대표 한예진입니다. 남편과 결혼을 준비하면서 고향에서 가게를 열고 싶다는 남편의 바람과 저 역시 지금까지 살면서 딱히 어느 지역에서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없었기에 쉽게 서천살이를 결정하게 됐다. 지금이야 인터넷이나 지역신문을 통해 집을 구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됐지만, 귀촌을 결정하고 서천에서 살 집을 구하기 위해 (서천에)'직방'이나 '다방' 등 플랫폼이 있는지 확인한 결과 없어 막막했다. 그래서 남편이랑 함께 부동산을 찾아다니며 힘들게 집을 보러 다녔던 기억이 난다.

취미 활동이 창업으로 이어져 

정경희 : 영상, 청년 프로그램 운영 기획하고 있는 ‘우리동네스튜디오’ 대표 정경희입니다. 서천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뒤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고 직장생활을 하다 20대 중후반 서천에 내려오게 됐다. 내려온 이후 미디어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한 자기계발과 함께 동아리 활동을 통한 취미생활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타지에 나가지 않더라도 서천에서 취업을 포함한 창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문에 서천을 벗어나지 않고 취미로 시작한 영상동아리 활동이 창업으로까지 이어졌다. 현재 신랑까지 내려와 서천살이를 지속하고 있다.
고종만  : 정경희 대표는 취미가 창업으로 이어진 케이스인데 몇 년전 서천군미디어문화센터가 제작한 영화 '순애씨 모해유'란 작품에서 조감독을 맡으신 것으로 아는데….

정경희 : 벌써 5~6년 된 이야기다. 당시 미디어문화센터에서 개설한 '청년영상제작동아리'에 참여하면서 처음 영상촬영과 편집을 배우게 됐다. 그 과정에서 '순애씨 모해유'란 단편영화 조감독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영화와 영상제작, 편집 일에 재미를 붙이게 됐다. 결과적으로 제가 창업한 우리동네스튜디오는 청년영상제작동아리 활동과 단편영화 조감독 참여, 문화 커뮤니티 활동 경험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고종만 : 정 대표님이 취미활동이 창업으로 이어진 케이스인데 한 대표님은 어떤가?

한예진 : 역시 정 대표님처럼 취미가 주업이 됐다. 직장생활하면서 퇴근하면 자주 가던 바를 찾아 맛있는 술과 안주, 커피를 마시는 것을 즐기다가 결국 카페를 차리게 됐다.

고종만 : 두 분 서천 살이 만족하시나?

정경희 : 만족한다. 미디어문화센터에 계셨던 모 국장께서 저를  "미디어문화센터가 낳은 최고의 성과물'로 평가해주셨다. 제가 동아리 활동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한 것을 보시면서 흔치 않은 사례라면서 격려와 응원해주셨다. 물론 창업 초반에 전문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3~4년이 지난 지금 주변 분들께서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잘 버티면서 나름의 성과를 내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 힘이 난다.

한예진 : 저 역시 귀촌 만족한다. 귀촌하면서 첫 번째 즐거움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서천의 강과 바다, 산을 마음껏 보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제가 도시에 살고 있었다면 누리지 못할 농촌의 산하, 서천살이하는 사람만의 전유물로, 삶의 만족도가 높다. 대신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찾아다니면서 먹곤 했었던 저에게 서천살이 초반은 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도, 맛집이 한정적이어서 많이 힘들었다. 지금은 여유가 될 때 주변 지역의 다양한 맛집 탐방을 하고 있다.

귀촌 후 생활 위한 아르바이트 자리 있어야

고종만 : 서천으로 귀촌했다가 도시로 나간 분들 옆에서 지켜보셨을 것 같은데….

정경희 : 제가 파악하기로는 서천으로 귀촌한 분들 가운데 이직,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배우자를 만나기 어렵다는 이유로 역 귀촌한 것으로 안다.

한예진 : 제 남편도 서천에서 결혼 못 하면 늙어 죽을 때까지 혼자 살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결혼을 포기했다고 한다. 정 대표 말씀에 덧붙이자면 서천에 내려온 귀촌인 가운데 직장을 구하기 전까지 생활을 위한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부족하다 보니 떠나는 예도 있는 것 같다.

고종만 : 두 분 서천에서만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

한예진 :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제가 3년째 서천살이 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배운 것 같다. 전에는 모든 것을 저 혼자 짊어지고 해결하려 했는데 서천살이 하면서 제일 큰 변화는 타인과 슬픔과 아픔을 공유하고, 기쁜 일은 같이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됐다. 실제 제가 어떤 일이 있었을 때 진심으로 나를 생각해서 말씀해주신 분이 있었는데 정말 감동한 적 있다. 서천에는 마음 따뜻한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면서 살고 있다.

마음 따뜻한 분 많아…서천은 살 만한 곳

정경희 :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서천에 사는 사람은 인생 실패자, 낙오자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있었다. 20대 중반 고향으로 돌아와 여러 가지 활동하면서 '서천도 살만한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번 추석 명절 연휴 기간에 이틀은 청년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서천에서 명절 보내는 것 나쁘지 않았고 서천도 살아갈 만하다는 그것을 계속 배우고 느끼고 있다.

고종만 :정경희 대표가 운영하는 우리동네스튜디오는 어떤 업체인가?

정경희 : 앞에서도 잠깐 말했지만 청년영상제작 동아리에서 활동한 경험이 바탕이 돼 창업한 회사이다. 2019년 미디어문화센터에 청년영상동아리가 발족했을 때 회원으로 참여해 '지역과 청년'을 주제 삼아 다양한 영상을 제작해왔다. 동아리 활동 3년째 되던 2021년도에 청년 네트워크가 생겨나면서 서천에서 청년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같은해 ‘우리동네 스튜디오(https://studiourdn.modod.at/ 유튜브·인스타그램)’를 창업하게 됐다. 저는 우리동네스튜디오를 통해 청년의 힘으로 침체한 서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 우리동네 스튜디오에서는 기본적으로 영상제작을 하며 미디어채널, 청년 활동 행사 대행업, 프로그램 기획 운영 등을 하고 있다.

한예진 : 카페램프와 샌드위치, 핫도그를 판매하는 장항점빵을 운영하고 있다. 카페램프는 다른 지역에서 술과 커피를 판매해온 업장으로, 남편을 만나 서천에서 재개업한 업장이다. 장항에서 운영 중인 램프는 기존 업장과 달리 디저트와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장항점빵은 서천군지속가능지역재단 청년지원사업에 선정돼 창업했다. 장항에 내려와 보니 대량주문 수요가 있는데 단시간에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이 때문에 청년지원사업에 선정된 장항점빵은 대량주문 시 빠르게 만들어서 납품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생각한 것이 샌드위치와 핫도그였다. 장항점빵 주 종목은 샌드위치와 핫도그, 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장항점빵에는 베이킹 스튜디오 장소로 만들어 얼마 전 정경희 대표가 군의 지원을 받아 주관한 '2023년 청년학교' 에서 ‘브런치 강의’ 강사로 참여해 강의공간으로 활용했다.

고종만 : 장항점빵이란 점포명에서 친근감이 느껴진다. 장항점빵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다고 들었는데…….

한예진 : 일단 제가 사는 장항에 대한 정체성을 담고 싶다는 생각과 옛날 구멍가게가 점방으로 불렸던 점에 착안해 장항점빵으로 정했다. 점포 리모델링을 마치고 장항점빵 간판을 내걸자 점빵을 잘못 읽어 찐빵집이 생기느냐, 찜질방이 생기느냐, 점집이 생기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어 많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

청년 관련 프로그램 많이 개발해야

고종만 : 장항점빵은 서천군의 청년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이었나?

한예진 :서천군 청년지원 프로그램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저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말하고 싶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장항점빵은 서천군지속가능지역재단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 지원 랩을 통해 창업하게 됐다. 사업은 인테리어 비용 지원을 비롯해 창업 후 3년 동안 가게 임대료, 홍보비, 컨설팅 비용까지 지원받을 수 있었다.

정경희 : 2022년 우리동네스튜디오를 창업하던 당시 서천군지속가능지역재단에서 청년창업 사무실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생겼는데 1년 동안 입주해서 활동한 뒤 장항으로 회사를 옮겨 사업하고 있다. 서천지속가능지역재단 3층에 마련된 청년창업사무실에 있으면서 관리비가 저렴해 초기 자금 부족 등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다. 장항으로 회사를 옮긴 이후 올해 청년 소상공인 경영환경개선사업에 선정돼 사무실 리모델링 등 지원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청년 커뮤니티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서천군이 청년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 지역의 많은 청년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종만 : 정 대표께서 2년째 청년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운영과정과 수료생들의 반응은?

정경희 : 제가 서천지역 청년들이 많이 모일 수 있게 하려고 청년 네트워크나 청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앞에서 주도하는 사람 몇 명 빼고는 청년들의 적극성이 많이 떨어졌다, 그들의 입장 충분히 이해된다.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청년들을 청년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설득했던 과정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부담감 없이 즐기다 가는 자리에 주안점을 두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청년학교 운영 첫해 장항의집에서 강사를 모셔와 청년학교를 운영했는데 강사분이 강의에 필요한 자료를 바리바리 가져오는 것을 보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해는 강의를 현장체험방식으로 바꾸고 강사 대부분을 서천에서 창업한 청년들로 채웠고, 그들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강의가 진행되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했다. 강사분들도, 청년학교 수료생들도 모두 만족감을 표시하는 등 반응이 좋아 뿌듯했다.

실패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적인 삶 추구

고종만 :한 대표님은 올해 청년학교 강사로 직접 참여하셨는데 소감은?

한예진 : 정 대표님이 강사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수락하고 난 뒤 제가 하는 강의를 들어주는 수강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강사가 되기 위해 역량 개발을 위해 큰 노력을 했다. 
이번 청년학교 강의를 통해 제가 수강생들과 가르침을 주고받으면서 저 스스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제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 가운데 창업을 앞둔 분에게 열린 마음으로 창업과 관련된 노하우를 전수해줬는데 현재 그분은 서천에서 ‘헤이 브레드’라는 베이커리 카페를 창업해 운영 중이다.

고종만 : 두 분 서천 청년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나?
한예진 : 저는 가게를 운영하는 처지다 보니 청년들이 가게를 많이 찾는다. 가게 사장과 손님인 청년과 친밀감을 토대로 지역 청년들과 "이런 것이 있는 데 참여해볼 의향은 없나? 저희랑 같이 맛있는 것 먹자거나 이러이러한 주제로 저희와 함께 이야기해 보자"며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있다.

정경희 : 저는 청년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비롯해 청년네트워크, 청년학교 운영과정에서 알게 된 분들이나 사업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알게 된 분들과 소통하고 있다. 서천군 등에서 특정 사업 분야 지원정책이 나오면 해당 분야에 적합한 청년 등에게 사업을 소개해 지원받을 수 있는 제가 운영한 SNS 플랫폼 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고종만 : 선배 창업자로서 예비창업자에게 힘이 되는 말씀 부탁한다.

한예진 : 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다. 예비창업들께서는 ‘고스톱에서 못 먹어도 일단 고하고 보자’는 말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창업하신 이후에는 ‘강한 사람이 버티는 게 아니라 버티는 사람이 강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보고 마시고 즐기는 공간 많이 조성되어야 

▲보조강사의 도움을 얻어 직접 녹음한 방송내용을 편집하고 있다.
▲보조강사의 도움을 얻어 직접 녹음한 방송내용을 편집하고 있다.

고종만 : 서천군과 충남도에 추가해줬으면 하는 정책이 있다면?

한예진 : 서천으로 내려온 청년들 대부분이 ‘유배지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을 들었다. 청년들이 서천을 유배지처럼 생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보고 마시고 즐기는 공간이 많이 조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 청년들이 창업하는 과정에서 지원정책이 지속해야 인구도 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군이나 충남도에서는 소상공인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노무나 세무 등 소상공인을 위한 세부적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제가 청년 네트워크 활동을 하면서 제일 많이 고민했던 것 중 하나가'어떻게 하면 청년들을 모이게 하고 소통할 것인가'였다. 서천군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서천지역 청년들이 모이지 말라 해도 모일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 마련과 다양한 청년 지원책을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정경희 : 저도 한 대표 말씀처럼 서천군은 청년들이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계속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지역에 있는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고 서천살이에 갈등을 겪으면서 다시 도시로 나가려는 사람들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정년정책을 마련, 운영하는 인구정책과 청년정책팀에서 지역청년들이 서천에서 착근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힘을 실어주기 바란다.

고종만 : 긴 시간 동안 좋은 말씀 해주신 두 분 고맙다. 앞으로 뉴스서천은 청년들의 서천살 이를 위한 지원책 마련에 관심을 두고 지속해서 보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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