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희망이 보인다
내일은 희망이 보인다
  • 이찰우 기자
  • 승인 2004.05.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마, 아빠보고 싶어요”

“한국사람 다 착해요”
“친절해요...나쁜 사람 없어요”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온 아킷(22)씨.
한국말이 서툰데도 웃으며 한마디씩 건네는 그녀의 모습에는 수줍음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져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과 관계된 많은 말들이 있지만, 아킷씨에게서는 사회에서 대두되는 많은 말보다 여유로운 웃음과 희망에 가득 찬 모습을 찾을 수 있다.  
‘한국사람 어때요?’라는 질문에, 또박또박 한 단어씩 설명하는 아킷씨.
고향에 사랑하는 부모님과 귀여운 여동생이 있다는 그녀는 장항농공단지의 동일방직에서 산업연수생으로 1년 6개월째 생활 하고 있다.
장항농공단지에 위치한 동일방직에서는 95년 공장이 설립된 때부터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산업연수생을 고용해 2년여 동안 한국에서의 연수과정을 거치게 한다.
전체 151여명의 사원 중 16명의 외국인을 고용하고 있는 동일방직은 16명의 외국인 전원이 인도네시아의 산업연수생이다.
동일방직의 경우 국내·외 섬유산업의 경쟁력을 위해 장항농공단지에 앞서 1990년 인도네시아에도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 인도네시아인들을 고용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고용을 하여 운영을 하다보면 각 분야별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기술력 등의 문제점이 발생해 한국에 와서 연수생과정을 거치며 기술력을 습득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2년여의 연수과정을 거치고 인도네시아로 돌아가면 현지 인력보다 고급인력의 대우를 받는다는데 이들이 한국을 찾아오는 이유 중 하나이다.

“엄마, 아빠보고 싶어요”
“집...가고 싶어요”

16명의 연수생 중 맞언니와 팀의 리더 역할을 하는 그녀는 다른 연수생들의 언니이고, 어머니이다.
2년 동안의 연수기간동안 고향인 인도네시아와의 연결고리는 전화밖에 없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인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동생들도 있다는 아킷씨. 그럴 때마다 부모님을 대신해서 위로하고 격려를 해주는 그녀 역시 집이라는 말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다.
“볼링 좋아해요”
한국말이 잘 통하지 않지만 일이 끝나면 다른 직원들과 볼링을 취미로 한다는 그녀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언니, 오빠’로 통일해 부른다.
주변에 특별한 문화시설이 없어도 사무실내에서 다른 직원들과의 체육대회 등을 통해 즐거운 여가생활을 즐길 때도 있다는 그녀는 존댓말을 몰라 처음 보는 이에게 당혹감을 주기도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힘들어요”
“고향에가면 잘 할거에요”
앞으로 4개월의 남은 연수과정을 거쳐 고향인 인도네시아로 돌아가 현지 동일방직에서 새롭게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그녀는 고향에서의 모습을 기대하고 희망하고 있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가족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배워 고향에 돌아가 당당하게 그녀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 대한 상상을 한다.
“비피...예니...아니...잘 할거에요”
“한국 좋아요”
함께 생활하는 동생들을 먼저 걱정하고 챙기는 아킷씨. 1년6개월의 한국생활이 그녀에겐 나쁘지만은 않았나 보다.
그리 속 깊은 얘기는 오가지 못했지만, 한마디씩 건네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외국인이라는 생각보다 한사람으로써의 당당한 모습뿐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