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금강철새탐조투어
긴급점검-금강철새탐조투어
  • 이후근 기자
  • 승인 2004.10.22 00:00
  • 호수 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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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탐조투어, 생태체험 중심으로 운영 예정
“천혜의 환경적 여건 제대로 살려야 한다”

최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자원으로 하는 각종 사업들이 각 지자체들에서 경쟁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서천군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충 친환경적 의미 정도로 일반에 통용되고 있는 어메니티란 낱말을 군정 곳곳에 빠짐없이 사용하고 있다.무분별한 자연훼손을 전제로 한 개발위주의 정책에서 진일보한 측면도 없지 않지만 사업시행 주체들의 의식이 거기에 못 미친다는 지적 또한 못지않게 제기되고 있다. 금강, 갯벌, 갈대밭 등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갖춘 서천군으로서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이런 흐름에서 대표적인 생태자원인 철새탐조 관광 시기를 눈앞에 두고 이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신성리 갈대밭 - 탐조막 설치를 위해 갈대를 베어 낸 자리. <사진/이후근 기자>


왜 생태체험위주여야 하는 가
서천의 자연이 주는 여러 가지 혜택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금강에 많은 철새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최근 온전한 하구 생태계 보존을 위해서는 둑을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기도 한 금강하구둑 담수의 영향이기도 하다.

금강 하구는 해마다 고니, 가창오리 등 천연기념물 포함 40여종 50만마리에 이르는 철새들이 찾아오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이다. 특히 한산면 신성리에서 화양면 와초리까지 펼쳐지는 갈대밭은 철새들의 안식처이자 중요한 볼거리이기도 하다. 또 유부도는 세계적인 희귀보호종인 검은머리물떼새의 최대 서식처로 보고되어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이는 금강을 사이에 두고 철새탐조 관광객 유치에 경쟁관계일 수밖에 없는 군산이 압도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해결 할 수 없는 우리 군만의 유일한 장점이기도 하다. 예산 규모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인 우리 군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측면도 있지만, 자연생태의 상대적인 이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사업이 준비돼야 한다는 말도 된다.

이를 위해 군에서는 11월 20일부터 2월 28일까지 100일간을 기간으로 정해 ‘2004 금강철새탐조투어’ 라는 명칭의 행사를 기회 대비하고 있다. 군 관광진흥 담당은 “올해에는 지역의 환경단체 등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금강철새탐조축제위원회’에서 행사를 주관, 생태관광의 의미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혜의 생태자원을 적절히 활용 이용가치를 최대한 높여 지역에 경제적 이익 등 유무형의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 생태관광의 본래 의미이다. 즉 자연생태계의 본질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모든 것이 계획되고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군이 밝힌 이번 사업의 전체적인 논리는 맞다.

그러나 이를 적절히 실행할 정교한 세부 프로그램의 준비와 사업주체의 일관된 마인드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군은 이를 위해서도 여러 가지 안들을 밝히고 있지만 ‘생태관광’의 의미를 100%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 금강하구둑을 찾은 철새들. <사진/뉴스서천>
준비상황 및 점검
군이 밝힌 프로그램의 내용을 보면 크게 탐조투어코스를 중심으로 하는 ‘철새탐조’와 금강철새탐조대와 주변에서 펼쳐지는 각종 관련 이벤트로 구분된다.

우선 군은 ‘탐조막’을 비롯 탐조를 위한 시설 설치에 착수했다. 탐조 코스는 금강철새탐조대에서 신성리 구간에 유부도, 전망산, 송림리를 포함한다. 여기에 해맞이와 기벌포대보름제를 패키지로 묶어 관광객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이벤트로는 전시·체험행사, 캐릭터·철새상품 판매, 특산품 판매, 철새 먹이주기 행사 등이 준비돼 있다.

그러나 ‘탐조막’ 설치를 위해 갈대를 베는 과정에서 정작 철새들의 중요한 서식처인 갈대밭이 훼손되고 있어 이 문제는 시급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은 경관을 헤치지 않고 새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작업을 수행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갈대를 베어낸 자리는 주위와 확연히 구분되어 들어날 만큼 전체적인 갈대숲 경관을 헤치고 있었다.

또 각종 프로그램들은 군산에서 준비하고 있는 ‘철새축제’와는 철저한 차별화 전략으로 체험과 교육 중심의 행사들을 준비했다고 하지만 과거에 비해 별반 새로울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는 예산액수의 우위를 앞세운 군산시의 공격적인 관광객유치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말도 된다. 아울러 주민들의 소득증대와 연결시키기 위해 마련한 특색음식전, 장항 음식거리 조성 등의 행사는 ‘생태체험관광’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생태체험위주의 군의 전략이 제대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서천군에 분포하는 여러 관광자원들을 탐조투어와 연계해 다양하고 효율적인 탐방·체험코스 개발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서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해야 군이 의도하는 사계절 철새탐조관광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을 위한 군민의 관심과 군 당국의 진지한 고민이 앞서 이뤄져야 한다.

철새탐조투어의 중심축 역할을 할 금강철새탐조대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유치권 소유자와 금융권과의 협의과정이 지연돼 탐조투어 개회까지 완전매입은 불가능한 상태이다. 이에 대해 군 환경정책 담당은 “1, 2층 건물 소유자들과 건물 사용에 관한 합의가 이뤄져 행사를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현재 군 소유로 돼있는 금강생태교육원의 활용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에도 금강생태교육원은 낮은 이용률로 인해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꼽히며 무용론까지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군 환경정책 담당은 “군에서는 이미 금강생태교육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인식하고 있는 상태이다”라며 “이의 개선을 위해 철새탐조대와 기능을 통합하는 방안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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