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떠났어도 여전히 선생님
교단 떠났어도 여전히 선생님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5.03.11 00:00
  • 호수 2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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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호암리 김인겸 할아버지
   
요즘 한산에서는 장도 보고 글공부도 하는 아주머니들이 많다.

40년간 초등학교 교사의 길을 걷다가 퇴직한 후 10년 넘게 무료한글 교실을 운영하는 김인겸 할아버지(75세) 덕분이다. 그는 호암리 경로당 회장이며 한산게이트볼협회 총무일을 맡고 있다. 김 할아버지는 문맹퇴치를 위해 한산 장날마다 무료한글교실 열어 제때 배우지 못한 아주머니들의 한을 풀어주고 있다.

현재 하루 3시간 열리는 교실에는 30여명의 5·60대 만학도들로 가득찬다. 오전 10부터 12시까지는 국어시간, 12시부터 1시까지는 산수시간이다.

고달픈 시대를 산 나이든 학생들은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터여서 새로 배우는 국어와 산수가 신기할 수밖에 없다.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학생들 사정이 비슷해 김 할아버지의 이런 봉사가 여간 고마운게 아니다.

이들은 입을 모아 “김 선생님 덕분에 이정표도 볼 수 있고 서울 딸네집도 혼자 다니게 됐다”고 고마워 한다. 글을 배우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책읽기가 취미가 된 이도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글교실을 열고 교재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10년째를 맞았다” 김인겸 할아버지가 열은 한글교실이 큰 열매를 거두고 있다.

한글교실을 거쳐 간 학생들이 서툰 글씨로 써 보낸 편지를 받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김 할아버지는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배움의 기쁨을 나눠주고 싶다”고 한다.

노인문제가 사회와 되고 있는 현실에서 김 할아버지의 이 같은 열정은 귀한일이며 지역에 이런 어른들이 있는 한 서천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다며 주민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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