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근무 마치고 상큼한 새벽공기 호흡
야간근무 마치고 상큼한 새벽공기 호흡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5.04.08 00:00
  • 호수 2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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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직장인이 건강한 사회 만드는 법
NPKO 축구동호회
   
▲ <사진/공금란 기자>
금강하구둑 체육공원에 나가면 패기 넘치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붉은 해가 금강을 가르던 식목일 아침, 휴일 아침이라서 일까 유난히 고요하다.
이런 고요함과 대조적으로 활기차게 움직이는 붉은 악마들이 있었다. 정적인 환경에 생동하는 기운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이들의 뛰는 것을 구경하다 잠깐 쉬는 시간을 이용해 만났다. 
축구를 좋아하는 직장동료들의 동호인 모임이다. 특별한 게 있다면, 야간 근무를 마친 피곤함을 아랑곳하지 않고 집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대신 금강하구둑으로 오는 거다.

금강하구둑 체육공원에는 작지만 두 개의 축구장이 있다. 이들이 축구를 하는 곳은 잔디가 깔리지 않은 쪽이다. 그들 표현을 빌리자면 ‘수준에 맞는’ 축구장 쪽이다.

하긴 잔디가 파릇하게 자리를 잡기 시작한 쪽은 빙 둘러 울타리가 쳐졌다. 잔디를 살리는 게 그 축구장의 목적인 듯.

맨땅, 군데군데 돌부리가 튕겨 나온 운동장인데다가 양쪽 골문 뒤에 울타리가 낮아서 슛을 날린 공이 차도로, 혹은 바다로 빠지는 게 불편할 따름이다.

이들 스스로 직장인축구대회도 못나가는 아마추어라고 말하면서 “공이 도로로 나갈 때가 많으니까 오가는 차량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그게 걱정”이란다.

NPKO 축구동호회 회원은 모두 23명, 이들의 수장은 스스로 “나이 많다”고 말하는 김부태 씨(45세)다.

풍농의 직원들 대부분이 장항지역 사람들이니 이들 역시 장항이 생활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운영이 3교대 체제라 전원이 모이기는 힘들단다. 이날도 7명이 나와서 내편, 네편 없이 공을 찬다. 편을 나누자니 짝도 안 맞으니 말이다.

요즘은 축구가 남자들만의 하는 운동이 아니니 맘 같아선 기자가 한몫해 주고 싶지만 몸도 안 따라 줄뿐더라 그날따라 굽 높은 신을 신고 있었다. 하긴 갖췄다 해도 끼워줄리 만무겠지만 말이다.

김부태 회장이나 회원들의 꿈은 직장인축구대회에 도전장을 내보는 일이다.
“매일 한 팀만이라도 구성할 수 있는 인원만 된다면 어찌 가능하겠지만…” 근무시간이 서로 달라 힘들다는 말을 참는다.

많은 직장 동호회들이 회사의 직간접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이들은 순전히 자기들이 좋아서 짬을 낼 뿐이다.

시작한지 1년이 채 못 됐지만, 회사의 로그를 새긴 유니폼도 당당히 맞춰 입고 축구화도 갖춰 신었다.

“요 정도 차려 입는데도 꽤 드네요, 용돈의 여유가 없어졌습니다”
그래도 남정네들에게 축구만한 운동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글쎄…, 회사 입장에서야 혹여 축구에 너무 열중하다 사원들의 몸이 상하기라도 하면 좋을 리 없겠지만, 이들은 당당히 말한다.

“몸도 맘도 훨씬 건강해졌고, 일단 몸이 가뿐해지니까 능률은 당연히 오르겠지요?”
몸이 건강해서인지 마음이 여유로워 보인다.

돌부리에 차이는 운동장도, 23명 제대로 모이지 못하는 현실도 불평 없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요즘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복리와 체력증진을 위해 직장 내에 많은 시설을 갖춰 놓고 있다.
또 도로공사 같은 곳은 현장사무실과 함께 골프연습장까지 갖추는 게 기본 풍속이다.

이게 모두 직원들이 몸과 맘이 건강하면 능률이 오르게 되고 또 사회자체가 건강해 지는 연유로 인한 투자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NPKO 축구동호회의 생동력 있는 움직임이 곧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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