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을 만난 것 기막힌 행운으로 생각한다”
1996년
충남대에 입학해 농활을 시작한 것이 9년째 서천을 찾고 있다. 같이 농활 온 후배들의 말로는 1년에 봄, 여름, 가을 세 차례에 나누어 진행되는
농활을 모두 합하면 이번 봄 농활이 23번째라고 전한다. 중간 중간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학교를 휴학하고, 재입학하는 길고 긴 학업과정 끝에
이제 4학년이다. 휴학 중 회사 다니면서도 농활을 왔다하니 특별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시원하게
펼쳐진 서천의 들, 넉넉한 인심으로 맞아주는 농민회 형님들, 늘 좋은 분들, 좋은 것들만 만날 수 있었던 기막힌
행운에 감사하며 우리 고장 서천을 찾고 있다고 한다. 요즘 후배들이 농활가면 어렵다는 것을 알아 이를 꺼려하는 분위기 때문에 농활대원 모집에
애를 먹고 있지만 여전히 농활은 학생들에게 유익하다고 김씨는 말한다.
단순한
소비주체로서만 인식돼 온 대학생에게 농활이 훌륭한 사회현장체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처음에 농활 오기를
꺼려하던 후배들도 농활이 끝나가는 시점에서는 모두들 내색은 안 하지만 뿌듯해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이런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고 한다.
또 나날이
개별화 돼가고 있는 세태 때문에 학생회 활동이 여의치 않은 요즘, 농활을 통한 집단적 체험은 학생회 활동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농활시기에 열심히 활동한 학생들은 각급 학생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농활
수행의 즐거움을 아는 후배들이 이를 실천하지 못하는 현실과 이런 좋은 경험들이 전해지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근로활동에 치중하느라 농민 분들과 별 대화는 못 나눠요. 또 농활대원 대부분이 1학년들이라 농활 오기 전
농업·농촌의 현실에 대해서 부족하지만 나름의 공부는 하고 왔는데 당연한 얘기겠지만 우리들보다 농민들께서 정확히 알고 계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농촌·농민의 현실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고 노력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고 따라서 농민들이 절대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더불어
학생회와 농민회가 존속되는 한 농활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런 기회를 통해 후배들이 현재 우리나라
농촌·농민이 처한 현실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고, 내 나라 내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갔으면 하는 심정으로 얼마 남지 않은 대학생활이지만
후배들과 함께 서천을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