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6 · 25참전유공자회 서천군지회 편
(사)6 · 25참전유공자회 서천군지회 편
  • 이후근 기자
  • 승인 2005.06.24 00:00
  • 호수 2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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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민·사회단체를 말한다 <21>
종전(終戰) 55주년, ‘참전’의 참 된 의미

   
참전당사자들의 단체


일제로부터 해방을 맞아 우리 민족은 민족공동체 발전의 호기를 맞았지만 강대국에 의해 분단을 강요당해야 했다. 더욱이 강요된 분단은 동족상잔의 비극 육이오 전쟁을 촉발시켰다.


가해자와 피해자, 적과 아가 혼재돼 민족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눠야 했던 육이오전쟁은 현재까지도 우리 민족 현대사 굴절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또 이 전쟁은 다수의 ‘보훈대상자’들을 만들어 냈다. 종전 50주년이 지나고 전쟁 경험세대의 기억마저 희미해져가는 지금 이 비극적 전쟁의 또 다른 당사자들이 만들고 모여 있는 단체가 사단법인 대한민국 6 · 25참전유공자회이다.


우리 군에는 이 단체의 시 · 군 단위 지방조직격인 서천군지회(이하 참전유공자회)가 있다. 현재 서천군 지회에는 778명의 회원들이 가입돼 있으며 이봉우 씨가 회장을 맡아 단체를 이끌고 있다.


회원이 참전당사자라는 특징을 갖고 있는 이 단체는 대한상이군경회, 대한무공수훈자회, 대한6·25참전유공자회, 대한고엽제후유증전우회, 대한월남참전유공자회 등과 더불어 국가보훈처 소관의 ‘국가유공자단체’ 즉 보훈단체로 분류된다.


이 단체들 중 참전유공자회는 군내 보훈단체들 중 가장 많은 회원들이 생존해 가입 · 활동하고 있으며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군내에는 전쟁미망인들의 모임인 대한전몰군경미망인회가 있고 대한전몰군경유족회가 구성돼 활동 중에 있다.


참전유공자회는 전쟁을 직접 경험한 당사자들이다. 회원들은 종전 50주년이 지나며 본인들의 기억마저 희미해져가는 것이 제일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참전해야 했던 의미마저 퇴색해져 가는 것이 제일 안타깝다고 말하고 있다.

국가유공자로서의 명예

얼마 전 이 단체 회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가보훈처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국회가 법률을 개정해 국가 유공자 자격을 모든 참전자에게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나라를 위해 똑같이 싸웠는데 부상 여부 등을 따져 예우를 달리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법률을 개정해서라도 국가유공자 자격을 모든 참전자로 확대하라는 주장이었다. 회원들은 “절대다수가 일흔을 넘긴 고령의 참전자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몇 푼의 물질적 이득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싸웠다는 국가유공자로서의 명예를 제대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물론 참전 유공자회는 임의보조단체로 분류돼 매년 사회단체보조금을 지원받아 단체 운영에 보태고 있다. 올해도 참전유공자회는 8백만원의 보조금을 확보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보조금을 전혀 받지 못했던 많은 단체들에 비해서는 좀 나을 수도 있겠지만 고령의 회원들과 지역을 위한 각종 사업을 펼쳐야 하는 참전유공자회 입장에서는 아쉽다는 입장이었다.


더불어 참전유공자회의 진정한 존재의미라 할 수 있는 참전자로서의 명예와 나라를 위해 총을 들고 싸워야 했던 참전의미를 후대들에게 제대로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사업을 펼쳐야 하지만 부족함이 많다는 주장이었다.

시대변화 적극수용 해야

보훈제도는 근대 이전의 봉건국가에서도 그 연원을 찾을 수 있을 만큼 국가유지의 중요한 수단이 되어 왔다. 국가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개인의 희생을 감수해냈던 그들의 애국심에 대한 정당한 평가는 매우 중요하다.


국가 혹은 민족단위의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수요소인 것이다. 1 · 2차 세계대전, 한국전, 베트남전 등 과거 여러 차례 전쟁을 수행했던 미국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전몰장병 유해 환수에 남다른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실을 비춰보더라도 잘 정비된 보훈제도는 국가유지의 중요한 요소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역대 정권들은 “오직 나라를 위해서”라는 이들 보훈단체들의 애국심을 이용 자신들의 정권안보에 이용해 왔다.


한편으로는 참전유공자회와 같은 당사자단체와 회원들은 거의 무비판적으로 ‘정권안보’에 힘을 실어줘 왔었음을 부인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이념 전쟁의 한복판으로 내몰려 전쟁을 치러냈던 참전자들에게 ‘국가안보’라는 단어는 참전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유력한 명제가 될 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여전히 이 단체는 이 명제에 매달려 있는 것 같다. 특히 이들의 대북관은 합리적인 이성이 마비될 수밖에 없었던 전쟁당시 그대로인 것 같다.


올해 5월 대한민국상이군경회(회장 강달신) 등 국가수호 관련 보훈단체장들이 5.18민주화운동 25주년을 맞이하여 국립5.18묘지를 참배하고 기념행사에 참석해 보훈단체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른 현상이었다.


애국심의 독점이 아니라 그동안의 오해와 갈등을 극복하고 화해와 포용, 나아가 국민통합에 기여하려는 노력을 보여준 것이었다.


또 애국심의 지나친 독점은 오히려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통해 얻은 자연스러운 존경심마저 가려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근거한 것이기도 했다.


참전유공자회도 이 같은 시대변화를 제대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 안주해 단체회원들끼리의 친목유지나 관에서 주최하는 각종 캠페인성 행사, 집회에 동원되는 식의 사업에 안주한다면 ‘관변단체’라는 수식어를 결코 뗄 수 없을 것이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명예와 자존심 그리고 희생을 높이 기리는 마음가짐이 범국민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통해 참전당사자들이 희생에 대한 보람을 느끼고 국민의 신망과 존경을 받으며, 진정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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