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비축수매 연기·거부 파장
공공비축수매 연기·거부 파장
  • 이후근 기자
  • 승인 2005.11.11 00:00
  • 호수 2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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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첫 공공비축 수매, 농민 응하지 않아
농민단체 간 공동대응 움직임, 파문확산

   
<사진/이후근 기자>
지역 농민들이 군청과 농협 군 지부 등에 벼 나락 적재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공공비축 수매를 연기·거부키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화양면 농협창고에서는 군내 첫 공공비축 건벼 수매가 예정돼 있었지만 이날 수매에 응한 농민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이날 수매장에 나온 농민들은 쌀값 보장을 요구하며 정부의 특별한 대책이 나올 때까지 공공비축 수매를 연기·거부하고 농협 창고 앞에 그대로 쌓아두기로 했다. 이날 수매장에 나온 물량은 2,100 가마였으며 예정된 수매물량은 3천 가마였다.


화양면 농민 우희송 씨는 “비료 값, 농약 값 다 오르는 데 쌀금만 떨어져서 살 수가 없다”며 “쌀값 비싸서 못 사먹는다는 사람이 있냐. 정부가 칼만 안 들었지 도둑놈”이라며 쌀값 폭락의 원인이 정부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이날 수매거부를 주도한 서천군농민회(회장 이수복)는 “‘쌀값 폭락의 주범은 공공비축제이므로 양곡관리법을 개정하고 추곡수매제를 부활하라’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고 농민들은 왜 항상 속아야만 하는지 생각해보자”며 “정부수매제로 전환하고 정부가 창조적 대안을 내올 때까지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농민회는 농민들의 협조를 구해 벼 나락 2천여 가마를 쌓은 뒤 화양면장과 군 유통계장, 화양농협조합장 등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농민회는 공공비축제가 철회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쟁을 벌일 것이므로 조합에서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농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농민이름, 품종, 수량만 확인해 공동 명의로 확인증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들은 도난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는 등 논란이 있었으나 결국 이날 화양면 농민들은 농민회, 면, 조합 명의의 확인증을 받고 돌아갔다.


이어 이날 오후 2시 군청 상황실에서는 농민회 관계자들과 서천군수와의 공공비축 수매거부 관련 긴급면담이 진행됐다. 농민회원들은 공공비축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쌀 협상 국회비준 후로 수매를 연기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군 유통지원담당은 12월말까지 완료돼야 하는 전체 수매일정에 여유가 없음을 이유로 수매일정 연기에 난색을 표명했다. 그러나 최용혁 농민회 정책실장은 “우리는 양곡관리법 개정을 통한 정부수매제 부활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공공비축 수매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나 군수는 농민회를 포함한 관내 농민단체, 이장단을 통한 농민의견수렴을 위해 17일까지 수매일정을 잠정 연기하는 안을 제시했고 농민회원들이 이를 수용함에 따라 수매일정 연기여부는 17일 협의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농민회, 경영인연합회(회장 이권승), 쌀전업농연합회(회장 양경순) 등 농민단체들은 공공비축 수매 연기·거부에 공동보조를 취할 전망이다. 경영인연합회 이권승 회장은 “쌀값 보전을 위한 특별대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농민단체 간 공동보조는 당연한 것”이라며 공공비축 수매 연기·거부에 농민단체들과 뜻을 함께 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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