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 교육이 가장 중요”
“인성 교육이 가장 중요”
  • 차은정 기자
  • 승인 2005.12.02 00:00
  • 호수 2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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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서부교회 공부방, 모두 내 자식같이

   
“남을 위해 보냄을 받았으니 마땅히 해야죠”라고 환하게 웃는 이훈재 목사(37세). 이 목사는 장항서부교회 담임목사로 1년여 동안 아내 홍경화 씨(36세)와 함께 초·중학생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엔 교회 아이들 위주로 20명 정도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한둘씩 늘어 지금은 초등학생 36명, 중학생 3명이 공부방을 찾는다.


이 목사는 “안정적인 가정을 가진 아이들이 적다. 가정불화로 편부모가정이거나 조부모와 살고 있는 아이들이 많아 체계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운 형편이다”며 “이런 아이들에게 가정과 같이 따뜻한 환경을 제공해주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들은 학년을 불문하고 하교 시 함께 모여 공부방에 올 정도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 그래서 홍경화 씨는 “아이들이 같이 어울려 놀이터에서 놀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라고 한다.


홍 씨는 피아노와 수학을, 이 목사는 영어를 가르치지만 ‘공부 잘 해라’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저 “아빠, 엄마처럼 챙겨주고 아이들이 느끼기 힘든 가정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며 “인격적으로 성숙한 ‘진짜 인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런 것이 이 목사 내외가 생각하는 ‘인성 교육’이라고 한다.


현재 공부방은 아이들에게 매달 5만원씩 받으며 운영하고 있지만 어려운 아이들에겐 무료로 하고 있다. 아이들 식사비와 간식비 등 운영비가 만만치 않아 교회 재정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도들을 통해 후원을 받고 있긴 하지만, 며칠씩 함께 생활하거나 주말마다 자고 가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목사는 봉사자 구하기가 힘든 현실에 대해 더 안타까워했다. 아이들을 가르칠 무료 봉사자를 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서이다. 


앞으로 ‘고아원’을 운영하는 것이 꿈인 두 사람은 친자녀로 4남매를 두고 있다.   


한편, 이 공부방에는 얼마 전 화상으로 인한 상처를 수술한 장항중앙초 4학년 박현영 군도 다니고 있다. 박현영 군은 지난 4월 상반신 3도화상을 입고 피부이식수술을 두차례 받은 뒤 이번달초 세 번째 수술을 받았다.

본지 4월 15일자 기사에도 실렸지만 최근 모 방송사 프로그램에 나오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현영 군은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지난 26일 병원에서 퇴원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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