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망년회
술과 망년회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5.12.09 00:00
  • 호수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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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칼럼 -내과-
김갑현/서천군 보건소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많은 후회를 하고,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일을 아쉬워하고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2006 1월이 되면 새로운 계획을 세울 것이다. 더욱이 웰빙(Well-being)시대의 조류에 편승하여 금주, 금연, 규칙적인 운동을 굳게 다짐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평시뿐만 아니라 망년회를 맞이하면서 술에 젖어 보내는 경우가 많다. 연말이나 연초에 연일 계속되는 음주로 인한 위장 장애(구토, 설사), 피로, 수면 부족 등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


현대인들은 극심한 스트레스, 패스트푸드 등의 정크 푸드, 불규칙한 식사, 음주, 흡연 등으로 인한 만성적인 피로나 각종 신경과적 질환은 물론 원인 불명의 근육통, 두통, 관절통 등을 호소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남자들에게 연말, 연초의 과다한 음주, 더구나 숙취를 해소한다고 마시는 해장술은 우리를 두 번 죽이는 일일 뿐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1~2잔 정도의 소량의 술을 매일 마시는 것은 심혈관계 질환(심근 경색증, 협심증, 뇌졸중 등)의 발병을 줄인다고 하여 애주가들에게 희망을 주는 듯 하지만 그 이상의 음주는 몸의 어느 한구석에도 이롭지 않다.


음주는 단기적으로는 중추신경계의 활동 및 뇌의 일부 기능을 저하시켜 자제감을 잃게 만들며, 혈압을 낮추고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며, 부정맥을 일으켜 생명에 위해를 끼치기도 한다. 성 위염이나 식도염을 일으켜 복통이나 속쓰림, 구토 등을 유발하기도 하고, 급성 장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장기적으로는 알코올에 대한 내성과 의존성이 생겨 결국 인정하기는 싫겠지만 알코올 중독에 이르게 된다. 장기간 술을 먹게 되면 기억세포파괴로 기억력 장애가 오고, 신체노화 촉진, 말초 신경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가장 심각한 것은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으로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가 올 수 있으며 간암까지도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B형 간염에 의한 간경화, 간암에 비해 알코올에 의한 간경화와 간암의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술을 잘 먹고 마다하지 않는 것이 남성적이고 낭만적이라는 오해와 대인 관계를 풀어가는 열쇠라는 생각이 이러한 과음, 폭주의 문화적 특성을 이룬 한 원인으로 생각된다. 10년 이상의 만성적인 음주도 무섭지만, 짧은 기간 지나친 양의 음주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특히 망년회는 추운 겨울에 치러지는 만큼 위험성이 더 높다.  한 겨울에는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심혈관계, 호흡기관의 이상이 급성으로 위급하게 나타나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를 아쉽게 보내고 새해를 잘 맞이하기 위한 이번 망년회는 지난해와는 다르게 보내보자.

 

첫째, 하루 음주 후 최소 2~3일 이상은 푹 쉬자. 간과 뇌와 근육과 신경이 회복될 수 있도록 - 술에는 장사가 없다.


둘째, 술 마시기 전에 음식을 꼭 먹어서 공복을 피하자. 술의 흡수를 늦추어 급속히 취하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해 준다. - 애주가들이면 어느 술에 어느 안주가 좋다는 것을 다 안다. 안주도 충분히 먹자.


셋째, 술을 마실 때 될 수 있는 한 천천히, 한 번에 조금씩 시간을 끌면서 마시자.


넷째,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같이 피거나, 탄산가스가 함유된 음료를 마시지 말자. 술에 더 빨리 취한다.


다섯째, 해장술은 독약이 될 수 있다. 음주 후에는 숙취효과가 있는 콩나물국, 북어국, 선지국 등을 먹는 것이 좋으며, 따뜻한 물에서 휴식을 취하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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