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호 특집 인터뷰]“발전소라는 단어자체가 좋다”
[300호 특집 인터뷰]“발전소라는 단어자체가 좋다”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5.12.23 00:00
  • 호수 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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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화력발전소 차동원 소장

   
▲ 차동원/서천화력발전소 소장 <사진/공금란 기자>

지난 3월 중부화력발전 주식회사 서천화력의 수장이 바뀌었다. 삼척발전소를 시작으로 입사 경력 30년으로 전력연구원 등 전력발전계통의 분야를 두루 거친차동원(54). 당시 부소장이 전임 소장의 정년퇴임으로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서천화력의 연간 수익은 얼마나 될까? 놀랄 일도 아니지만 연간 120억 원정도가 적자다.
하지만 서천화력 경영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고가의 국내 무연탄 소비를 위해 전략적으로 발전소로 운영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다. 국내 석탄산업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영업이익만을 위해서라면 유연탄을 사용하는 보령화력발전소 같은 것을 더 운영하는 편이 났다는 게 차 소장의 설명이다. 때문에 중부화력발전소의 영업이 배분으로 발전소를 운영하고 또 발전소주변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12
20, 유래 없는 연이은 폭설과 한파로 온통 눈으로 뒤덮인 날이지만 마량리 발전소 앞 회처리 장이 분주하다. 서천화력에서 10억원을 들여 공원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회처리장은 발전을 위해 사용한 무연탄 재로 차곡차곡 매립해 ‘주꾸미 동백축제때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광장이 됐다.

이곳에 주차장은 물론 약간의 편의시설과 녹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겨울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지금 가도 확 달라진 발전소의 외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년 4월 동백꽃 필 무렵에 가면 더욱 달라진 발전소 주변을 보게 될 것이다.


차동원
소장과의 만남의 자리에는 이복하 발전노조 위원장이 함께 했다. 이 때문인지 “우리 사업장은 노사화합이 가장 잘되는 곳이라며 자랑한다. 속내야 모르겠지만, 일단은 보기 좋다. 자랑이 나온 김에 “지난 6일에 대전·충남 안전문화 대상을 받은 원동력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한다. 가화만사성이라고 두루 화목하니 재해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어쨌든 우리지역의 업체가 좋은 상의 대상을 받았다니 함께 기뻐할 일이다.
한 기업의 CEO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직장생활을 함에 있어 특별한 철학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100명의 입사 동기 중에 중간 쯤 간 겁니다. 특출 난 것도 없고인터뷰에서 이런 답을 듣는다는 것은 참 맥 빠지는 일이다. 하지만 발전소라는 단어 자체가 좋았습니다. 30년 동안 그 매력에 빠졌지요, 단어만으로도 생동감이 느껴지고 창조적인 느낌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그저 좋은 게 사랑이랬다. 차동원 소장은 발전소가 그저 좋았으니 사랑했을 터이고 사랑했으니 열심히 일했을 게 뻔한 것을.


그러나 뻔하지 않은 그의 외조는 가정생활에 위기를 느끼는 남성들이 배울만 하다. 그의 아내 박선옥 씨는 시인이다. 뒤늦게 잠재된 능력을 발견하고 그 능력을 키우는 데는 차 소장의 전적인 외조가 커 보인다.


“춤바람이나 나고 그럴까봐 공부하도록 주선해줬고 어느 어느 문인들을 만나러 다닐 때 기사노릇 좀 했습니다이야기를 하면서 지갑을 꺼내더니 신문에서 오렸다는 아내의 시를 보인다. “자기 시 한편씩 안 가지고 다니면 삐집니다


이처럼 아내의 동료, 선생이 되는 시인들과의 인연으로 얼마 전 충남시인협회 인사들 초청 날까지 잡았다가 폭설로 취소됐다는 이야기를 하며 아쉬워한다. , 지나치게 가정적인 남자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착각하는 남성이 있다면 생각을 바꾸기 바란다. 앞에서 언급했지 않은가. ‘가화만사성이라고.


덧붙여 발전소주변지원사업으로 매년 열리는 ‘동백사생대회 및 백일장대회를 전국규모로 키우고 싶다고 한다. 오래도록 고착화 된 사업을 새롭게 변화시킬 마음을 가진다는 것도 일종의 창조 산물 일 것이다.


서천화력을 오래 이끌어 온 건 아니지만 차동원 소장과 짧은 만남 뒤에 갖게 된 생각은 내년이면 무재해 4,500일 달성은 무난하겠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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