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건강상식
잘못된 건강상식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02.24 00:00
  • 호수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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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기 의학칼럼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여러 이유로 소아과를 자주 가게 된다. 심한 병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감기나 배탈과 같은 가벼운 질환인 경우가 많다.

약을 먹이기보다는 조금 쉬게 해주고 가정에서 관리만 해주어도 쉽게 회복될 수 있는 상태를 자주 보게 된다. 처방전 대신 주의사항과 설명으로 보호자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의외로 잘못 알고 있는 건강상식이 많음을 알게 된다.

매년 가을에 독감접종을 하더라도 감기를 예방할 수는 없다. 독감과 감기는 원인 병원체가 다른 별개의 질환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접종한다 해서 수많은 종류의 모든 감기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예방주사를 맞았는데 왜 뇌수막염에 걸리는지 물어오는 보호자가 많다. 흔히 말하는 뇌수막염 예방주사는 Hib라는 세균을 예방해주는 접종이다. 뇌수막염을 비롯한 다른 감염 질환을 일으키는 병독성이 강한 균이다.

그러나 뇌수막염은 Hib 균 뿐아니라 여러 다른 병원체에 의해서 발생되기 때문에 소아과에서 뇌수막염 접종(Hib)을 받았더라도 모든 종류의 뇌수막염을 예방할 수는 없다. 아이들이 자주 걸렸다 낫고 하는 흔한 무균성 뇌수막염에는 예방 효과가 없다.

일본뇌염 예방접종은 여름에 맞아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물론 일본뇌염은 모기가 생기는 여름에 주로 발병하지만 접종은 계절에 관계없이 나이가 되면 맞아야 한다.

젖 먹는 아기들은 정장제를 먹어야 하나? 먹여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문제가 없는 모든 아기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비피더스균 등의 유산균이 포함된 유아 정장제는 모유나 분유를 정상적으로 먹이는 아기에게는 따로 먹여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설사나 변비가 있는 아기나 영양결핍이 있는 아기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자주 반복되는 감기로 인해 약을 오래 먹일 경우 약에 내성이 생기지 않을까, 부작용이나 위장을 버리지 않을까 등 약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된다. 안 먹는 것보다 좋을 것은 없겠지만 그러나 막연한 걱정만큼 약이 해로운 것은 아니다.

양약은 용량과 용법, 부작용 등이 자세히 밝혀져 있고 수많은 처방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 받은 약물이므로 의사의 처방에 의해 올바르게 쓴다면 오래 복용해서 문제가 되는 일은 없다. 오히려 약효나 부작용을 알 수 없는 약초나 민간요법이라고 떠도는 유사 약물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감기에는 명약과 명의가 없다. 잘 듣는 약, 독한 약을 먹어야 낫는 것이 아니고 주사를 맞아야 빨리 낫는 것도 아니다. 감기약이란 그저 불편한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최소의 약이면 충분한 것이다. 감기는 나을 때가 되어야 낫는 병이다. 빨리 낫게 하려고 무리하게 ‘쎈약’과 주사를 원하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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