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학생 상처만 남겨
학교폭력, 피해학생 상처만 남겨
  • 차은정 기자
  • 승인 2006.03.31 00:00
  • 호수 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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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들 미온대처 ‘단순한 애들 싸움’
빠른 해결 아닌 근본적 해결 모색해야

학교폭력사건 발생 후 관계자들의 미지근한 대처로 사건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학생들에게 상처만 남겼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모 중학교에서 고등학생들이 중학생들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현재 경찰서에 접수된 상황이나, 사건 정황에 대한 철저한 조사 없이 사건을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최근 학교폭력문제 해결을 위해 각 기관단체가 협조해나갈 것을 결의한 뒤 발생한 사건인 만큼 주변의 비난을 피해가려는 모면책의 일환일 수 있다는 생각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림지구대 조사 결과, 사건은 고등학생 6명이 훈계를 목적으로 중학생 후배들을 소집했고 당일 3명만 모여 있자 인원수가 적다는 등을 이유로 얼굴, 뺨 등을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폭행에 가담한 가해학생은 2명으로 밝혀졌고, 피해학생은 코뼈 골절, 치아 손상, 타박상 등을 입었다. 또 가해학생들의 친구인 타 학교학생들 5명이 전화연락을 받고 사건 현장에 왔었으나 폭행에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대는 21일 사건 접수 후 해당학생들을 통해 이 같은 사건정황을 정리했다. 그러나 피해학생 측에서 학생폭력조직에 의한 의도적인 폭행일 수 있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도교육청에 책임을 묻는 등 한때 사건이 더 확대될 조짐을 보였다.

이에 대해 지구대는 “조사결과 폭력조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8일 지구대로부터 사건을 접수받은 서천경찰서 담당자도 “폭력조직은 없으며 우발적으로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조사와 해결에 있어 학교, 경찰서, 교육청 등 관계기관들이 피해자 중심의 관점을 견지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혹여 피해자가 보복을 두려워하거나 어떤 심리적인 이유로 사건정황에 대한 솔직한 진술을 숨기고 있진 않은지, 피해정도의 경중과 무관하게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에게 맞은 ‘진짜’ 이유,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을 때린 ‘진짜’ 이유 등이 경찰 조사와 다르게 얘기되고 있기도 하다. 또 관계자들이 ‘알고 있지만’ 사건을 축소화하려는 태도나 ‘단순한 애들 싸움’ 정도로만 인식해 빨리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여 학교폭력을 걱정하는 주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학교폭력을 ‘전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지역사회 기관단체들이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면, 근본적인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자구책 마련이 요구된다.

한편 도교육청 담당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며 “사건이 처리종결 되면 기책사유가 있을 시 해당 학교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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