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서천 임직원 '입산금지' 어기다
뉴스서천 임직원 '입산금지' 어기다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6.04.21 00:00
  • 호수 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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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봉우리 푸른 솔 대신 진달래가 독차지

▲ 계곡에서 발견된 도룡뇽 알 다시 깨어나는 천방산본사 임직원 7명이 지난주 토요일인 15일 오전, 작정을 하고 천방산에 올랐다. 노사화합차원에서 한달에 한 번 지역 문화유산을 찾거나, 지역 명산을 오르기로 하고 처음 시행한 나들이로 카메라 현장교육과 취재를 겸한 길이었다. 차를 문산면 도마다리(신농리) 뒤편 산 아래 주차해 놓고 산을 올랐다. 요 근래 봄비가 자주 내려 대지와 초목이 싱그럽게 촉촉했지만,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던 터여서 일체의 화기는 차에 두고 오른 산행이다.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우리가 아는 천방산은 몸통은 하나지만 정상부근에 다다르면 서천읍 쪽에서 보기에 왼쪽은 봉림산, 오른쪽은 천방산으로 두개의 대표 봉우리와 그 아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자리 잡고 있다. 물이 귀한 천방산에서 쪼로롱 대는 계곡물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작은 계곡물 속에서 도룡뇽 알을 볼 수 있는 것은 기쁨이다. 천방산이 몇 년 전 화염에 휩싸였던 악몽에서 깨어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땅에 바싹 달라붙어 사는 식물들은 예년과 비슷하게 꽃을 피우고, 벌써 진 것들도 있다. 유난히 변덕스러웠던 날씨 탓인지 생강나무나 벚꽃은 봉오리에 제 색깔을 살짝 드러내고 있다는 것일 뿐 산 아래 자락은 변한 게 없어 보인다.정상에 다다를수록 푸른 솔 대신 진달래가 산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달라진 풍경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유난히 불에 약한 소나무들이 불에 타죽은 뒤, 그들에 가려졌던 진달래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 봉림산 정산, 화재 흔적과 어울려 피어있는 진달래
천방산은 지금 입산금지
300m이상 올라, 두 봉우리로 갈라지는 헬기장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산이 시끄러워졌다.

“지금은 산불예방차원에서 입산이 금지돼 있으니 헬기장에 계신 분들은 빨리 하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산 정상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우리 일행이 잡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군청 산불감시상황실에서 내보내는 방송이었다.

봄 건조기에 입산이 금지되는 산이 많지만, 입산금지에 대한 정보를 들은 바 없고, 산행 중, 일행 누구도 ‘산불조심’ 게시물은 봤어도 ‘입산금지’를 알리는 표지를 본 사람이 없어 어리둥절했다. 더욱이 비가 제법 내린 끝이라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안이하게 판단한 까닭이다.

산불감시원들의 활동을 취재한다는 적당한 명목도 있어서 더욱 그랬다. 확인은 못했지만, 담당자 말로는 어딘가에 게시해놨다고 한다.

아무튼 뉴스서천 임직원들은 본의 아니게 입산금지를 어기고 말았다.
일행 중, 발 빠른 백채구 기자 등은 이미 안내방송이 나오기 전, 천방산 정상에 있는 소방 방제 탑까지 올라가 있는 상황이었다.

 감시카메라에 신분증을 가까이 대서 확인시키고 상황실과 전화통화해서 이런저런 이유를 대고 잠시 머무르는 것을 허락받았다.

   
▲ 30년만에 고사리를 꺽으러 산에 올라왔다는 주민
우리가 올라온 반대쪽 봉림산 자락에서 산나물을 뜯고 있는 일행들도 눈에 들어왔다. 또 부랴부랴 산을 내려오다가 배낭을 짊어진 아저씨도 만났다.

“종천 농공단지에서 일하는데 입산금지인 줄 모르고 고사리 좀 꺾으러 왔다”고 한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자주 나무로 된 막걸리 통 둘러매고 자주 왔었는데 어쩌다보니 30년만에 처음 올라왔다”는 말도 한다. 하산 길에 만난 부부도 입산금지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어차피 이 천방산은 오래전부터 이들의 삶의 터전이었으니 누가 이들이 산에 오르는 일을 막을 수 있을까. 그러나 군의 홍보부족과 지역 언론의 정보입수와 전달 미흡이 부른 실수이니 부끄러운 일이다.


문산 한방 방울토마토 맛있네요.
시장기가 돌 쯤, 근처에서 토마토 농장을 하는 구경욱 씨 네를 찾았다. 비닐하우스 한 쪽에 마련한 간이 주방에서 그의 아내 안혜란 씨가 마침 토마토 수확을 돕는 인부들의 점심을 차리고 있는 중이다.

그 댁과 우리가 가지고 간 먹을거리를 펼쳐 놓고 진시황이 부럽지 않은 점심을 먹었다.
토마토 값이 최고를 치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해 제 때 수확을 못한다고 하고, 또 밥을 얻어먹었으니 밥값을 한답시고 모두가 토마토 따기에 나섰다.

가만 생각하니 일을 덜어 주기는커녕 보태고 온 게 아닌지 싶다. 게다가 주인장의 시간을 빼앗고 올 때 안겨주는 토마토를 사양 못하고 가져온 것도 영 미안하다.

이런 미안한 마음과 넉넉한 인심에 고마운 마음을 더한 한마디, ‘문산 한방 방울토마토 정말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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