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산업단지 논란 이제 그만,
정책 전환으로 서천경제 살리자!
장항산업단지 논란 이제 그만,
정책 전환으로 서천경제 살리자!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04.28 00:00
  • 호수 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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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길욱
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나는 서천에서 사는 것이 행복하다.

물론 태어난 곳은 서천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떠날 사람도 아니다. 최근 장항산업단지 문제가 표면화 되면서 환경운동연합과 서천군과 보전이냐? 개발이냐? 첨예한 대립을 하면서부터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 '전라도 놈이 와서 서천을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도 서천에 사는 것이 행복 하냐?는 반문을 한다면 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아름다운 갯벌과 해안선, 바다 그리고 그곳에는 새와 부지런한 어민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자녀들 교육, 경제적인 문제 등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농촌과 어촌에서 떠나버려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그런 현상은 서천에서도 마찬가지이고 또 많은 사람들이 서천을 떠났다 그러나 서천의 어촌은 많은 사람들이 남아서 바다를 지키고 어촌을 활기차게 만들고 있어 어려운 가운데서도 서천의 경제는 유지하고 있다는 말들을 한다.

그러나 요즘 서천경제의 기반인 어촌경제를 송두리째 흔들려는 18년의 망령이 다시 살아나 서천어민들을 괴롭히고 있어 여기에 대해 환경단체의 실무자로서 몇 가지 문제를 짚어 본다.


- 과연 장항산업단지를 착공할 수 있을까?

'일부환경단체가 장항국가산업단지를 반대하여 다 된 일을 못하고 있으며, 모든 것이 마무리 되고 환경영향평가 절차만 끝나면 착공할 수 있다'고 서천군과 발전협의회 측에서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 장항국가산업단지에 관련된 진행절차는 환경영향평가의 절차만 남겨둔 상태이다.
그러나 일정규모 이상의 갯벌을 매립하기 위해서는 환경평가절차를 통과 해야만 사업자(토지개발공사)가 해양수산부에 매립면허신청을 할 수 있다.

장항국가산업단지(장항지구)조성사업 추진경위를 살펴보면, 1989. 8. 10 국가공업단지 지정(건교부고시 제467호, 470만평), 1990. 1. 29 군장국가공단 개발기본계획 확정고시(건교 제21호), 1990. 12. 30 군장광역산업기지 개발조사설계 용역완료(건설부) 면적은 장항 2,730만평, 군산은 1,190만평이고, 목적은 공업항 기능 강화 및 광역개발구상이고, 사업기간은 1990~2001년 이었다.

그러나 이사업은 사업기간인 1990~2001년 동안 사업변경을 세 차례나 하면서도 착공을 못하고 다시 사업기간을 연장(당초 1990~2001, 변경 1990~2006)하였어도 착공을 못하고 있다.

지금은 완공 2006년도를 목전에 둔 2005. 5. 23 개발계획 변경(사업면적 축소 및 사업기간 연장) 및 환경영향평가서(면적 445만평에서 374만평으로, 기간은 2006년에서 2015년)를 제출하고 협의요청을 한 것이다.

서천군과 발전협의회 측에서는 서천군민의 눈과 귀를 막고, 조기착공을 운운하고 있으나 추진상황을 살펴보면 토지개발공사가 당초 계획을 수차례 변경하는 것은 이 사업의 주체인 토지개발공사 조차 타당성 검토에서 자신감이 없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장항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데 평당 비용 495,000원을 들여야 조성할 수 있으며, 평당 조성비를 300,000원 이하로 낮추어야 경쟁력이 있다는 토지개발공사의 분석이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선택한 것이 건교부가 호안도로비를 지원한다는 것이며, 이것은 엄청난 국민의 혈세(20년간 1조500억 투입)를 낭비하면서 단순히 토지개발공사의 사업기간연장(당초 1990년~2001년, 변경 1990년~2006년, 2차 변경 2006~ 2015년)을 하려는 것이다.


- 과연 장항갯벌에 조개가 살지 못하는가?

금강유역환경청에서 장항산업단지 관련회의를 하면서 서천군의 경제진흥과장이 한 발언을 살펴보면, '마서면장 3년, 장항읍에서 1년간 근무하였는데 마서면 하류지역은 조개가 살지 못함,

매바위, 장항의 어업의 기능은 상실했고 서면~비인면쪽은 갯벌은 좋으나 장항 쪽은 조개가 없고 잡히는 것도 질이 안 좋아 현지인은 먹지 않고 어민도 떠나는 실정이며, 조류(鳥類)는 장항의 상류 7㎞지역에 조류가 많고 중류부 쪽으로 새가 이동함, 사업시행으로 환경영향은 적을 것임'라고 했다.

이것은 서천군 경제진흥을 맡고 있는 실무책임자의 위험천만한 발언이다. 그 이유는 서천군은 농업과 어촌으로 이루어진 고장으로 산업구조도 그 관련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어업은 서천군 경제의 주력산업인데 그 근간인 갯벌에 조개가 살지 못한다는 것을 주무과장이 공식회의서 발언 한다는 것은 서천의 경제를 한순간에 무너트릴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장항국가산업단지의 부지조성을 위해 매립하겠다는 매바위에서 장암리 일대의 문화와 자연환경을 살펴보면 정부차원에서 보전가치를 고민하는 죽산사구, 옥남사구, 송림사구 등이 있으며, 특히 송림사구는 고려 때부터 전해오는 모래찜질을 즐기는 풍습이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우리 서천의 문화이며 보전해야 할 세계적인 유산이고, 광활한 갯벌에서는 지역의 어민들이 가무락, 맛, 백합, 실뱀장어, 대하, 김 등 여러 가지 수산물을 생산하여 지역경제를 유지하고 있다.

자연생태는 지구의 북반구 지역에서 남반구 지역으로 이동하는 수십만마리의 도요, 물떼새들의 월동지와 중간 기착지역으로 지구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특히 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 환경부 멸종위기 보호조류 1등급), 검은머리물떼새(천연기념물 제326호, 환경부 멸종위기보호조류 2급)의 90% 이상이 서식하는 세계 최대 월동지이며, 이것은 장항갯벌에 많은 새의 먹이원이 서식한다는 것이며, 따라서 장항갯벌은 여전히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 과연 장항국가산업단지를 착공하면 서천경제 살아날 것인가?

서천군과 토지개발공사의 주장을 믿고 발전협의회에서 착공만 하면 서천의 경제가 살아날 것처럼 청사진, 홍보물 배포, 게첨물 등 서천군민의 눈과 귀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20년간 부지조성을 하기 위한 예산은 1조 500억원이며, 예정대로 예산이 조달된다 하여도 년간 525억원 정도이다.

이 사업이 진행되면서 이익을 볼 수 있는 지역의 기업은 어느 정도인지 간략하게 추진해보면, 대부분의 사업비는 서울의 대기업이 가져갈 것이고, 지역은 석산업자와 레미콘업자, 운수업자 등과 기타 부스러기 몇 푼을 건지는 경제효과 뿐일 것이다.

반면 산업단지조성으로 파괴되는 자연(문수산, 월면산, 월포의 야산 그리고 374만평의 장항갯벌), 김, 어패류 등 자연에서 직접 생산하는 약 3,000억원의 경제와 어업을 통해서 파급되는 공업, 상업, 관광산업 등의 경제를 추정해보면 기하급수적이다.

장항산업단지를 추진하려는 서천군과 발전협의회 측의 지역경제 활성화가 된다는 것은 가진 자 몇 사람을 위한 사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정대로라면 2001년도에 완공 되어야 하는 것을 2006년에 조기착공 운운하면서 일부 일선 행정조직을 통해 서천군민을 동원하여 집회를 하는 것은 무지함을 드러내는 것이며, 여기에 편승한 정치인들의 행동은 지역의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서천에서 어민들의 경제를 죽이면서 진행하는 장항국가산업단지 사업은 오히려 지역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다.


- 과연 서천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안이 장항국가산업단지 뿐인가?

인근 군산공단을 살펴보면 분양률이 25% 정도이고, 공단가동률은 더욱 저조한 상태이다. 그렇다고 군산의 경제가 산업단지 부지를 조성하면서 활성화 된 것도 아니며, 오히려 군산내항과 비응도, 내초도, 오식도, 하제 어민들의 경제를 어렵게 만들었다.

군산산업단지를 조성하려던 초기 정치인들을 포함한 개발론자들이 주장하던 '산업단지를 조성하여 자동차 및 산업을 활성화 하면 군산의 인구는 배로 증가할 것이고, 지역경제는 살아날 것이다'라고 하였지만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으며, 이런 군산모습이 서천의 미래라 보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서천경제를 활성화 시킬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인가? 막연하게 대안을 만들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서천의 여러 가지 경제구조(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전망을 통해 필요한 정책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갯벌을 매립하여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국내 정서와 국제적 흐름에 뒤처지는 개발 사업으로 질타를 받을 수 있으며, 이미 새만금 사업으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증폭되고 있는 시점에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여 사업주체인 토지개발공사 조차도 사업성이 없다고 평가한 장항산업단지 추진은 명분 없는 사업이다.

국제사회는 이미 30년 전부터 자연환경을 훼손하기 보다는 보전과 복원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으며, 보전과 복원을 통해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살기 위한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

또한 보전과 복원으로 얻은 깨끗한 자연자원을 이용한 관광산업을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서천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보전 한다면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이용하는 산업, 잘 보전 된 자연해안선을 이용한 관광산업 특히 철새를 이용한 생태관광 산업 등 여러 가지 대안들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현 시점에 서천 지역민들의 경제를 유지하는 산업이 무엇인가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그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출발점이라 판단되며, 서천을 지속가능한 사회로 이끌어 갈 건강한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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