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평가위원회를 떠나며
독자평가위원회를 떠나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06.08 00:00
  • 호수 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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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방
난 서천에 관심이 많다. 주로 학교, 군청, 주민, 시장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관심분야가 많다보니 할 말도 많다. 학교 선생님의 소개로 뉴스서천 독자 평가위원회(이하 독평위)에 참여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로 내 의견을 전달하고 많은 것을 배웠다. 학생은 나 혼자였으나 몇 사람 몫을 생각하며 활동했다.

신문을 평가한다는 게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첫 모임에서 신문의 잘한 점만 말했다. 신문을 칭찬하러 온 것 밖에 되지 않았다. 내 눈에는 아무 문제도 없고 잘 배열된 기사만 보였다.

어떤 문제점도 도저히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모임을 거듭 할수록 다른 위원들이 언급하지 않는 빈 구석이 보였다. 환경, 교육, 인권 이런 분야들은 다른 위원들에 비해 내가 좀 더 접근하기가 쉬웠다. 독평위에서 기대했던 분야와 나의 분야가 같지는 않았으나 큰 문제는 없었다.

‘최연소 위원’이라 기성세대에 잘못 낙인이 찍힐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독평위에 온 위원들이 각 분야에서 나름대로 선정된 위원인 만큼 미성숙한 나의 의견도 잘 들어주셨다.

예전에는 평범한 독자로서 신성한 신문에 대해 어찌 시비 하겠는가 하며 보도 되는 내용을 굳게 믿었다. 또 공부를 많이 한 기자들이 쓴 기사인데 무슨 큰 문제가 있겠냐 하며 신문을 받들었다. 머리도 굵지 않고 공부도 많이 하지 않은 내가 뭘 알겠냐 하며 역시나 신문을 신성시했다.

이런 생각을 버려야 한다. 신문은 성서가 아니다. 밥 먹고 숨 쉬는 기자가 뛰어다니며 적은 것이 기사이고 우리가 사는 내용이 기사에서 나오는 ‘사람들’ 이 주제이다. 기사의 주된 재료가 바로 우리, 주민이다.

우리 이야기가 신문에 매주 나오는데 어찌 신문을 평가하지 않을 수 있는가? 우리가 기사에 밑줄을 긋고 스크랩을 하고 신문사에 정정보도 요청을 할 때 신문은 더욱 풍성해 질 것이다.

독자 평가위원회에서의 활동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나의 말 한마디가 표제로 나온 적이 있었다. 나는 좋지 않은 소리를 주위 사람들로부터 들었다. 물론 나는 독자로서 언급했지만 학생이라는 제약이 있어 한 소리 들은 것이다.

부담이 없는 자리는 아니었다. 매달 내 이름과 사진이 신문에 나오고 누군가가 내게 와서 내 의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게 올바른 민주주의고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가 아니겠는가?

현재 상황으로는 내가 독평위를 그만 두면 청소년을 대표하는 위원은 없을 것 같다. 이것은 또 하나의 슬픔이다. 처음에 갈 때만 해도 서천여고에서 한 명 온다고 했다. 그러나 오지 않았다.

가슴이 뜨거우면 낯가림도 학교의 가로막음도 무섭지 않다. 피가 되고 살이 될 조언을 할 위원이 갈급하다. 마음속에 태양을 키우는 청소년이 필요하다. 뉴스서천은 우리 지역의 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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