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깃발 나부끼는 거리
노랑깃발 나부끼는 거리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11.03 00:00
  • 호수 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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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수 철
(본지발행인)

노란색깔은 투쟁을 의미한다.

군산의 비응도 핵폐기장 유치반대 때 서천군내 온 천지가 노랑 현수막과 깃발로 나부꼈었다.

군내 시민사회단체가 모두 참여하여 하구둑에 똬리 틀고 두 주먹 불끈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아 올렸다.

군민의 승리였는지 정부의 교묘한 정책 때문이었는지 핵폐기장은 경주로 날아갔다.

서천군·민관 할 것 없이 통쾌한 승리를 만끽하며 핵폐기장 반대 투쟁위원회는 해산하고 거리 곳곳에 걸렸던 노랑깃발은 볼품없이 걷어졌다. 

당시 노랑깃발이 왜 그렇게 거리를 뒤덮었는지 생각하면 자명한 일이다. 핵폐기장이 서천 인근에 세워지면 서천군의 먹을거리는 몰락할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또한 ‘어메니티 서천’의 기치에도 전혀 맞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어떤 측면에서는 핵폐기장이 비응도에 유치된다 해서 서천군에는 떡고물도 없이 모든 것이 절단난다고 여겼던 것이다.

당시 군산시민의 찬성률은 84.4%에 달해 정부에서 흘려놓은 먹잇감이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

다시 거리마다 노랑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추수가 한창인 황금들판을 말하는 게 아니다. 죽음의 도시로 변하는 장항을 살려야 한다는 ‘장항산단 즉시착공 기원’ 깃발이다.

서천군의 인구유입과 지역경제를 살리자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생각과 방법의 차이는 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1차 산업의 몰락으로 도농현상이 급격하게 진행되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개발도상국에서 필히 겪는 산업화의 이데올로기이다. 그러나 장항몰락은 그러한 것이 아니다. 정부의 정책 잘못으로 빚어진 결물이다.

장항몰락에 대한 대안 없이 하구둑을 막아 어민을 이 지역에서 몰아낸 결과물이다. 그런데 지금에와서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주체가 없다.

그 대안의 후속타로 장항산단을 내세웠다.

이미 알다시피 17년 동안 선거에서 단골로 등장시켜 주민을 속였던 것이다. 그 결과 지금 주민들로 하여금 장항산단만이 살길이라는 허상을 보게 만든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을 국가가 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지난 29일 대통령 내외가 깜짝쇼 하듯 장항을 방문했다.

지역에 회자는 나소열 군수의 능력이 대단하여 대통령이 이곳에 큰 선물을 줄 것이란다.

당시 장항 곳곳엔 노랑깃발이 하늘을 가리듯이 나부끼고 있었다.

이러한 일들이 혹세무민(惑世誣民)이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대통령 내외가 갯벌을 직접 확인하여 매립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나 군수의 정치적 앞날에 진달래꽃을 뿌려 놓는 작업도 아닐 것이다.

우리 서천군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17년 전의 국가정책 오류로 지역을 몰락하게 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즉,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을 하루 빨리 결정하여 어메니티 서천건설을 해줘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주민을 현혹시키는 정치는 그만 걷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 거리를 뒤덮은 노랑깃발의 의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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