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인색(認定·吝嗇)
인정·인색(認定·吝嗇)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10.26 00:00
  • 호수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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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식/ 우송정보대 교수

인정(認定)이란 확실히 그렇다고 여기는 것이요, 인색(吝嗇)이란 지나치게 아낀다는 의미이기에 인정인색이란 받아들임에 있어 너무나도 박하다는 뜻이 된다.

싫은 사람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는 동서양 격언은 뒤로하고라도 오늘날 너무 쉽게 목격 가능한 실상들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남들이 그렇다더라, 마치 칭찬을 가장하여 ‘~은 수고했지만’하고 연이어 나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관적 평가들, 자기 자신과 남에게 들이대는 잣대가 서로 다른 모습들, 감사할 줄 모르고 그저 바라기만 하는 마음들 등등이 이에 해당된다 하겠다.

특히 이러한 것들이 무책임과 어울리고 철저한 이기심과 어울리게 된다면 정말 그 주변은 많이도 힘들어지게 될 것이다. 아니 진정 그렇지 않은 사람까지도 오염(전염)시켜 놓을 것이다. 그래서였던가? 좋은 사람 만나라고.

사촌이 땅을 사면 왜 배가 아픈 것일까? 정정당당하지 못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원래의 관계가 나빠서일까? 그냥 축하한다고 격려해주고 나도 열심히 노력해서 땅을 사면 될 터인데 말이다.

시기와 질투, 마녀사냥식의 여론몰이, ‘아니면 말고’식의 좋지 못한 습관, ~카더라식의 무책임한 태도, 변질된 집단주의에 의한 패거리 문화, ‘아이구! 내 새끼’식의 헛된 자식사랑, 중용(中庸)을 가장한 결단성 부족 등이 그 이유는 아닐 런지.

만약 인정에 인색한 사람들만 모여 있는 집단이 있다면 어떨까? 그저 분수도 모르고 자기 잘 낫다고 뻐기기만 할 것이요 힘없고 빈약한 사람들만 골탕 먹는 꼴이 나타날 것이다.

자존심을 되찾아야 하겠다. 자칫 자존심을 남에게 무시당하고 인정받지 못해서 받는 느낌으로만 오해한다면 큰일일 것이다. 스스로 존중하고 인정할 수 있는 상태가 진정한 자존(自尊)의 상태가 아닐까?

나 자신도 나를 인정하지 못하는데 어찌 남에게 인정받으며 살아가랴. 이제부터라도 남에게 억지로 인정받으려는 일종의 응석받이는 그만 접어야겠다. 빈 수레가 요란하듯이 인정에 인색한 사람도 아마 가볍고 시끄러울 듯싶다.

묵묵히 자기 맡은 일을 소화해내며 분업과 협업의 조화를 터득한 상대(인물)를 만나보고 싶다. 원래 장님이 장님을 이끌지는 못할 테니깐 말이다. 알록달록한 숲길에서 맑고 맑은 하늘을 보고 있자니 생각난 가을다짐이었다.

*칼럼은  본지의 논조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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