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상담은 삶의 일부이자 천직”
“학생상담은 삶의 일부이자 천직”
  • 고종만 기자
  • 승인 2011.12.27 16:58
  • 호수 59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연옥 교육지원청 학생상담자원봉사자
▲ 이연옥 씨.
“아이들이 좋아 시작한 학생상담사 일은 제 삶의 일부이고, 저에게 하늘이 주신 천직입니다.”
올해로 14년째 서천교육지원청 학생상담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연옥(51)씨는 “어둠 속 터널에 갇혀 기나긴 방황과 고통으로 신음하는 아이들을 터널 밖 세상으로 걸어 나올 수 있도록 인도하는 조력자 역할에 만족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아이들이 다니던 한산중학교의 추천으로 무보수 학생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씨는 한산 애니고를 거쳐 현재는 한산초교 등 3개 초·중학교에서 상담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한산초등학교의 경우는 1학기 때는 5학년, 2학기에는 3~4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집단 상담활동을 펼쳤다.
“저학년인 3~4학년 아이들보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대한 호응도가 높다”는 이씨는 “실제 한산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의 경우 집단 상담이 끝난 뒤 서로 먼저 상담받기 위해 가위 바위 보를 통해 순서를 정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 비결은 다름 아닌 이씨가 상담사로 활동하면서 ‘이건 이래서 안 돼’가 아니라는 엄마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아이들이 말하는 내용 어떤 것이라도 다 인내심 있게 들어줬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때론 웃기도, 때론 아이를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는 다정다감한 모습이 아이들에게 믿음을 심어준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의 이같은 상담태도 때문에 그가 상담을 맡은 학교의 학생들은 감히 선생님이나 엄마, 심지어는 친한 친구에게조차 풀어놓지 못하는 고민 보따리를 스스럼없이 풀어놓는다는 게 이씨를 지켜본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이들이 이씨에게 상담하는 내용은 집단 따돌림이나 성추행 등 신속한 조치가 요구되는 문제에서부터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흔히 있는 친구간의 갈등을 포함한 교우관계나, 이성 문제까지 실로 다양하다.
이씨는 “상담활동을 통해 한 아이가 집단 따돌림 당하기 직전의 아이를 학교 선생님과 협력을 통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 다행스럽고 자신을 믿고 따라준 아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14년간 아이들과의 상담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대화만으로도 어떤 고민, 문제인지 파악할 수 있는 눈을 갖게 됐다”는 이씨는 “상처를 입고 말문을 닫은 아이가 말문을 열도록 하기 위해서는 독서치료만한 게 없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문을 연 아이가 후련한 감을 느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도록 대화법을 바꿔주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게 이씨의 귀띔이다.
“상담을 받았던 아이들이 훌쩍 성장해 위로는 대학을 졸업한 직장인까지 있다”는 그는 “상담활동을 통해 바른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와 잘 성장해준 것을 보면 상담사로 활동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씨는 “요즘도 객지에 나간 아이들은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해 “도대체 어떤 아이들이기에 전화하냐”는 남편의 질투어린(?)핀잔도 듣지만 나를 상담사가 아닌 같은 또래 친구나 언니, 누나로 여기며 스스럼없이 대해주는 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편 김윤희씨와 사이에 준원·양원 등 두 아들을 두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