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 최현옥
  • 승인 2003.09.19 00:00
  • 호수 1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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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초초등학교 운동회 , 모두가 한마음 주민축제 승화
가을 운동회는 어린이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축제였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많은 것이 변했지만 운동회에 대한 설렘과 향수는 여전히 가슴속에 남아있다.
이에 본지는 서천지역에서 학생수가 가장 적은 시초초등학교의 아기자기한 가을 운동회 풍경을 지면에 담아보았다.
<편집자주>


파란하늘 아래 만국기가 휘날리고 하늘보다 더 파랗고 깃발보다 더 힘찬 아이들의 응원소리가 하늘에 퍼진다. 파란하늘엔 형형 색색의 동심이 걸려있다.
지난 8일 열린 시초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비가 오락가락 했지만 하늘은 밤새 손꼽아 기다린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맑게 개어주었다. 계획보다 다소 늦은 11시 개회식이 열리고 자유복장을 한 아이들은 설렘에 발걸음이 제각각이다. 운동장에 늘어선 아이들의 모습은 단출하다. 과거 720여명의 학생수를 배출하던 시초초등학교는 91년 선동분교와 통합 후 현재 서천지역초등학교 중 학생수가 가장 적다.
한 학급 수준의 43명이지만 숫자가 적다고 기죽는 일은 절대 없다. 일당백의 정신으로 무장한 아이들의 응원소리는 벌써 하늘을 찌르고 있다.
“탕∼”
150m 달리기. 이를 앙다물은 아이들은 결승점을 향해 힘껏 달리고 친구들은 응원에 목이 쉰다. 잘 뛰면 일등이고 못 뛰어도 3등이다. 아이들은 팔뚝에 도장을 받고 자신의 등수를 자랑한다.
무지개 색의 우산을 들고 깜찍한 동작을 보여주는 저학년과 깃발을 들고 제법 의젓함을 보이는 고학년의 매스게임은 전교생의 화합을 보여주고 유치원생들의 재롱은 웃음바다를 이룬다.
정해진 시간 안에 상대팀의 물풍선을 자기팀 바구니에 나르는 ‘둘이서 한마음’, 문제도 풀고 상품도 타는 ‘출발!동서남북’ 등 대부분이 학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하는 경기로 구성돼있고 학부모들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 아이들보다 더 즐거워한다.
여러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의 마음을 쏙 빼놓는 것이 또 하나 있다. 학교 행사 날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장난감 아저씨, 아이들은 엄마의 치맛자락을 끌고 오랜만에 타낸 용돈으로 장난감을 구입한다.
즐거운 점심시간, 나무그늘 아래 삼삼오오 둘러앉아 도시락을 나눠먹는다. 과거 단골 메뉴였던 찐밤과 달걀은 종적을 감췄고 그 자리를 슬그머니 양념통닭, 피자 등이 채우고 있다.
손자 운동회를 구경온 문기숙(69)씨는 “운동회가 옛날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향수를 불러오고 단순한 아이들 행사가 아닌 지역 주민들의 축제 장이 된다”고 말한다.
학생수와 경기종목이 줄어 어딘가 쓸쓸한 운동회. 하지만 아기자기한 운동회는 계속된다.
구령에 맞춰 서로 밀고 당기며 하나가 되는 줄다리기와 승부보다 응원이 더욱 재미있는 청백계주는 분위기를 격양시킨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선의의 경쟁을 배우는 운동회, 아이들이 성장 후 가을 운동회는 가슴속에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그것이 궁금하다.
한편 지역내 초등학교 운동회는 △5일 부내초, 서도초 △8일 서남초, 마동초, 마산초, 시초초, 오성초, 비남초 △9일 한산초 △17일 장항초, 화양초, 문산초, 비인초, △18일 서천초, 기산초 △19일 장항중앙초, 금성초 △23일 송석초, 서면초 △24일 송림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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