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민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고 싶어요
수해민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고 싶어요
  • 최현옥
  • 승인 2003.09.26 00:00
  • 호수 18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치행정과 김만규씨
"저희가 도움을 준 것은 극소수에 불과해 돌아오는 마지막날 발이 떨어지지 않더라 구요”
지난 17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태풍 매미로 인한 수재민을 돕기 위해 남해군 남면에 다녀온 서천군 공무원 27명. 그들을 대표해 만난 자치행정과 김만규(34)씨의 말이다.
“지난 87년 서천이 수해를 입었을 때 각 계 도움의 손길이 고마웠고 어려운 때일수록 힘을 모아야한다는 사명감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김씨. 그가 전하는 수해의 현장은 참혹하다.
건물이 무너지고 길이 끊어지는가 하면 농산물 피해는 물론, 해안가에 쓰레기가 산적해 있었다는 것.
“어느 곳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어요. 갑작스런 재해로 주민들도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구요. 악몽을 꾸는 듯 했고 가슴 한쪽이 아프더라구요”
시급을 다투는 일부터 도왔다는 김씨는 첫날 진행된 환경정화로 수거된 쓰레기만도 3t에 달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씨는 “무너진 제방 둑 원상 복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 일부 공무원들은 근육통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보람이 더욱 컸다”고 전했다.
“태풍 매미에 찢기고 끊어진 수재민들의 마음까지 복구할 수 없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는 김씨. 그는 말한다. “조금만 참고 견뎌주세요. 저희가 있으니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