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어민, 자연과 사람의 소통 방식
바다와 어민, 자연과 사람의 소통 방식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2.02.10 00:37
  • 호수 10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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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초사흗날 ‘마량리 윗당제’ 열려
▲ 대잡이굿
▲ 대잡이굿
▲ 풍어깃대
▲ 풍어깃대
▲ 용왕굿
▲ 용왕굿

지난 3(음력 정월 초사흗날) 마량리 동백정에서 이 마을 윗당제가 열렸다. 이날 당제는 코로나 감염병 영향으로 주로 마을 주민들만 참여한 가운데 음식도 나누지 못하고 약식으로 치러졌다.

우리 고장에서 매년 정초에 열리는 마량리 윗당제는 규모나 그 내용으로 서해안의 당제를 대표할 만하다. 그러나 산업화 사회가 발달하면서 쇠퇴를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도 전통은 살아남아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당제는 오후 3시경 동백정 당집에서 열 두석 굿을 마치고 대잡이굿으로 이어졌다. 마량리 윗당제를 대잡이굿이라고도 하는데 초사흗날 동백정에서 치르는 대잡이굿에서 당제의 절정에 올라 막을 내리기 때문이다.

대잡이굿에 이어 바닷가 절벽 위에서 지낸 용왕굿을 끝으로 이날 마량리 당제를 모두 마쳤다.

마량리에서 5대째 살아온 조광병 전 이장은 젊은 사람도 몇 안남고 당제도 갈수록 규모가 줄어 맥이 이어져 나갈지 그것부터 걱정이 된다마량리 사람들은 99%가 바다에 의지해 사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바다를 무서워할 줄 할고 바다를 함부로 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마량리 당제를 비롯한 서해 도서, 해안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는 당제는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 온 우리 조상들의 자연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의 유기체를 이루어 바다라는 거대한 자연과 소통하는 방식이 당제라 할 수 있다. 다음은 마량리 당제 진행 과정이다.

마량리 당제

1. 화주와 화장 선발:섣달 초하루 마을 회의에서 제물을 준비하는 화주와 당제를 주관하는 화장 선발

2. 선창제:섣달 그믐날 오후 4시경 밀물이 들 때 방파제에서 하며 이 때 당대를 마을에 세움.
3. 당대올림:초하룻날 오후 2시경 당대를 동백정에 올림

4. 깃대세우기:초이튿날 선주들의 기원을 담은 깃대세우기가 동백정 주변에서 펼쳐침

5. 윗당제:편탕제-당굿-대잡이굿-용왕굿-샘제로 이어짐

6. 거리제:초여드렛날이나 아흐렛날 중 좋은 날로 가려서 거리제(장승 위하기)를 지냄
 

▲ 당집에 모신 서낭님 내외분과 서낭님 아들 내외. 1960년대에 아들내외가 합사되었다
▲ 당집에 모신 서낭님 내외분과 서낭님 아들 내외. 1960년대에 아들내외가 합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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