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과 쯔꾸바
서천과 쯔꾸바
  • 뉴스서천
  • 승인 2004.03.12 00:00
  • 호수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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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일 일본 쯔구바에 도착하였다. 일년 동안 쯔구바에 살면서 서천과 무엇이 다른가를 눈여겨보려고 한다. 요즈음 서천군에서는 공무원 외국 연수를 많이 보내고 있지만 그 실상을 가시적으로 서천에 적용한 예는 적은 것으로 본다. 물론 닫힌 사고를 어느 정도는 열리게 만드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브라질 꾸리찌바도 갔다오고 일본도 왔다간 공무원들이 있지만 서천과 외국 현지를 비교하여 글을 쓰거나 부분적으로 집중적인 서천의 현상을 개선하려고 노력한 사실을 보지 못한 나로서는 역시 서천과 쯔구바를 감상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군민의 혈세는 아니지만 서천 사또골 사람들의 도움으로 쯔구바에 온 이상 나름대로 가시적인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
첫째, 쯔구바에서 만난 일본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미울 정도로 철저히 이행하고 있었다. 외국인의 처지에서 바라본 헛된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맡은 일을 철저히 수행하며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일례로 일본의 거리가 깨끗하듯 쯔구바의 거리도 잘 단정되어 있고 깨끗하다. 그 이유를 나름대로 관찰을 해왔는데 운전기사이며 동시에 전기 톱을 다루는 기사 1명, 예초기 같은 기계(풀을 뿌리체 제거하는 기계)를 멘 아주머니 1명 기타 청소 도구 비, 갈퀴를 든 아주머니 1명이 1조가 되어 거리의 나무를 보기 좋게 전지하고, 잡초와 쓰레기 제거하여 동반한 차량에 모두 실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한 동안 서천의 거리를 생각해 보았다. 부분적으로 지저분한 곳을 저렇게 팀을 만들어 관리한다면 서천도 깨끗한 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물론 시민의식이나 가장 큰 예산이 문제겠지만 그래도 한번쯤 서천에서도 운영해 봄직한 환경관리사 제도가 아닌가 한다. 이것은 눈으로만 관찰한 사실이기에 운영 시스템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는 내 집 정원처럼 깨끗하여 그들의 행위가 얼마나 철저하고 전문가답게 일을 처리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었다.
둘째, 말로만 듣던 일본 사람들의 검소함을 쯔구바에서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지금 한국에 살고 있다면 정말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냉장고, 소니 텔레비전, 내셔널 전기 밥솥, 파나소닉 에어콘, 그리고 커피폿, 에이유 핸드폰 등 모두 일제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제품은 나의 일본 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는 고꾸부상이라는 학생이 소개하여 구입한 중고품들이다. 곳곳에 늘어선 중고품 가게가 꼭 검소함을 나타내는 상징은 아니지만 그래도 물건을 알뜰하게 사용하고 필요 없을 때 버리기보다는 중고품 가게에 내다 팔아 필요한 사람이 구입하여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참 좋은 모습으로 보였다. 중고품 가게에서 구입한 모든 물건의 교환 보장시기는 1개월이었지만 내가 구입한 물건은 모두 아무 이상 없이 사용이 가능한 것들이었다. 물론 서천에서도 물물교환 행사가 열리고 있어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팔고 하지만 상시 운영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좋겠다. 특정 장소를 지정 운영함으로 사용 가능한 물건들이 늘 전시되고 교환되어 물자를 절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면 한다. 이렇게 하려면 우리 자신부터 중고품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다.
셋째, 1983년 6개 면정도를 통합하여 만든 쯔구바는 연구학원도시이다. 780m 쯔구바산 정상에서 바라본 쯔구바는 전형적으로 계획된 도시였다. 2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청사진을 가지고 만든 도시라는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바둑판 모양으로 잘 뚫린 도로를 비롯한 가로수, 학교, 연구소, 공원, 복지시설 등이 계획적으로 만든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특이한 것은 기숙사에서 쯔구바 산까지 15㎞인데 산에 갈 때까지 도로 옆에 자전거가 다니는 도로가 별도로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얼마든지 주변 도시경관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자전거를 이용하여 매일 4∼5㎞를 움직여야한다. 그동안 자동차를 편리하게 이용했던 시간이 그립기도 하지만 한번쯤 자전거로 이동하는 즐거움을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한 대학 캠퍼스가 너무 아름답고 낭만적이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나의 모습에 스스로 도취되기도 한다. 이런 생활 속에서 서천을 돌이켜보면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자연스런 문화가 성숙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하여 서천을 중심으로 자전거 산책로를 만드는 것은 물론 해안선을 따라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만들어 모시 문화제 행사의 일환으로 자전거 축제를 열면 자전거 문화가 성숙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서천과 쯔구바를 비교하였을 때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주차시설이다. 이곳은 큰 건물이나 공공기관이 있으면 보통 초등학교 운동장 크기의 주차장이 있다. 서천은 지금 도시 공간 자체가 비좁기도 하지만 주차 시설이 없어 시내를 빙빙 돌아야 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마침 서천시장 개장을 앞두고 있는데 공공시설부터 넓은 주차장 설치 제도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러면 동시에 서천읍내 주차 난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며칠동안 쯔구바에서 생활한 것을 가지고 서천과 비교한다는 것이 무리이다. 그렇지만 모든 것들이 처음 볼 때 장단점이 잘 보이는 법이다. 시간이 지나면 정이 들어 모두 같아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잠깐 동안의 생활이지만 처음 그대로의 느낌을 전한다.

<역사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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