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덕산이 헐리면 군민 모두가 불안하다
사설 /공덕산이 헐리면 군민 모두가 불안하다
  • 뉴스서천
  • 승인 2023.05.31 12:21
  • 호수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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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서면 신포리에 있는 해발 87미터의 공덕산(도고산으로도 불림)은 동쪽으로 길게 뻗어나가다 길산천을 만나 멈추었다. 산 능선 북사면은 경사가 급한 편으로 기슭에 산내리가 있고,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 남사면에 신포리가 있다. 신포리 서쪽 구릉은 국립생태원과 접하고 있다.

두 마을 모두 유서깊은 자연마을이다. 특히 신포리는 공덕산이 북풍을 막아주고 햇볕을 받아들여 예로부터 사람들이 산을 의지해 옹기종기 모여 살았다. 지금도 80여 세대가 살고 있다.

공덕산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고 갑오년에 금강을 건너온 동학농민군이 머물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마을 노인들이 들려준다. 옛날 다리가 없었을 때에는 나루터가 있어 장상리와 연결됐다고 한다.
이처럼 공덕산과 신포리, 산내리 마을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런데 이 산을 헐겠다는 개발 신청서가 군청에 접수돼 마을 주민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산 주인이 나타나 신포리 산1-3번지 일원 27399의 면적에서 향후 약 2년에 걸쳐 24363의 토석을 파내가겠다는 것이다. 서천군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611일까지 공시하고 그 기간 안에 주민 의견을 접수하고 있다.
토석 채취량이 3미만이어서 군계획위원회의 심사도 없고, 개발 면적이 5미만이어서 환경영향평가도 필요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산을 의지해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 불보듯 훤하다. 마을의 재앙 수준이다.

개인의 사유지라 해서 소유자 마음대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공익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야 한다. 누구나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정상 부위를 평지로 만든 후 이후 어떤 이용을 시도할지 알 수 없지만 숲으로 우거진 정상 부분을 파헤치면 탄소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에도 역행하는 일이고, 절개면이 드러나면 마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도 없다.

농촌의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노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같은 개발의 손길이 농촌으로 파고들고 있다. 현재 지역 소멸 위기를 말하고 있지만 농촌 공간을 잘 보존하면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서천 군민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겠다는 민선8기 군 행정은 주민들을 불안에 떨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공덕산이 헐리면 산에 의지해 바람을 막고 볕을 들이며 사는 서천 주민들 모두가 불안에 떨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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