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 / 논어를 통해 천하를 보다
■ 송우영의 고전산책 / 논어를 통해 천하를 보다
  • 송우영
  • 승인 2023.06.14 22:03
  • 호수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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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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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論語라는 말을 파자하면 논=말씀언+차례륜으로 말을 차례로 정리한 것이고, =사제상수수어왈師弟相授受語曰 로 스승과 제자가 서로 주고 받는 말을 일러 말하기를 어라 하고, 자답제술우왈子答弟述又曰 스승의 답한 것을 제자가 받아적으니 이를 또한 말하기를 어라 한다.

이에 스승 공자님의 말씀을 일러 자왈子曰이라 하는데 자는 필부위지천하사匹夫爲之天下師, 필부로서 천하의 스승이 되셨고, 은 일언위지만세법一言爲之萬世法, 한 마디 말로서 만세의 법이 되었다 하여 이를 경전經傳이라 하는데 곧 聖人 공자님의 말씀인 경에 대한 현자들의 해설서라는 말이다. 공자님의 말씀을 일러 경이라 하고 현자의 말을 일러 전이라 하는데 성인이 지은 것이 경이요<성인제작왈경聖人制作曰經> 현자가 풀어쓴 것을 전이라 한다.<현자저술왈전賢者著述曰傳 博物志 卷6 文籍考>

이것을 공부하는 것을 일러 증자의 대학에서는 수신제가라 하고 수신제가가 올바로 된 데 한하여 치국에서 평천하로 가는 것이다. 천하를 다스린다 함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공부가 부족하다면 당연히 어렵다. 그러나 공부가 된 사람에 한해서는 그리 어려울 것도 아니다. 북송北宋의 학자 호원胡援의 말을 빌면 천하를 잘 다스리는 것은 사람에 달렸다<치천하지치자재인재致天下之治者在人才> 한다. 사람 하나 잘 얻어 천하를 훌륭히 다스린 사람은 역사에 구름처럼 많다. 유비 현덕은 짚신장사로 출발해 출세한다는 것이 고을 현감이 전부다. 오늘날로 말하면 향리의 면장의 직위다. 그럼에도 사람 하나 잘 얻음으로 해서 나라를 세웠고 황제의 지위에 오른 기염을 토하는 인물이 됐다.

그는 제갈공명諸葛孔明을 얻고자 삼고초려三顧草廬를 마다하지 않았고 제갈공명은 이에 답으로 천하삼분지계를 내놓으면서 실천 방안으로 조조군 30만 대군을 전멸시킨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끈다.

중국을 천하통일시킨 모택동은 주은래에게 득천하삼서得天下三書를 말한 적이 있다 전하는데 그중에 논어가 으뜸이요 그다음이 수호전이요 그 다음이 삼국지연의라 했다. 이 책들을 토씨하나 안 빼고 외우는 사람이 몇 있는데 명 말기 농민군 영수 이자성李自成이 그중 하나요, 인민의 아버지라 불리는 모택동이 그중 하나다. 모택동은 8세 때부터 삼국지연의를 읽었으며 그 다음 수호전, 그 다음 논어 순으로 읽기를 반복했다 하며 이를 인생 필독서라 했다. 특히 논어의 경우는 聖人공자님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글이라 하여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읽었다 한다.<모택동은 정치적으로는 공자님을 배척했음-타도공가족打倒孔家族> 논어 수식어 중에 반부논어치천하半部論語治天下라는 말이 있다. 공부하는 사람은 공부한 만큼 겸손해야 한다는 경책의 글로, 논어라는 책은 어려서 읽으면 인생을 계획할 수 있고 늙어서 읽으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매우 독특한 문장들로 구성된 책이다. 그 중심에 지방 아전 출신으로 재상의 지위에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이 있는데 오로지 부족한 학식을 채우기 위해 논어 한 권만으로 인생에 승부수를 띄운 문제 적 인물이기도 하다. 나라 나대경羅大經이 쓴 학림옥로鶴林玉露 7에 나오는 말인데, 북송의 개국공신 조보라는 문제적 인물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가 읽은 책이라고는 겨우 논어 한 권 뿐이라는데<인언소독근지논어이이人言所讀僅只論語而已> 태종 조광의가 이를 듣고는 그에게 물으니<태종太宗조광의趙匡義인차문타因此問他> 조보는 말한다.<타설他說> 신이 평생 아는 바<신평생소지臣平生所知> 진실로 이 책을 벗어나지 않으니<성불출차誠不出此> 옛날에 이 책의 절반으로써 태조 조광윤趙匡胤를 보좌하여 천하를 안정되게 하였으며<석이기반보태조정천하昔以其半輔太祖定天下> 지금은 이 절반으로써 폐하 태종 조광의趙匡義를 도와 태평성대에 이르게 하고자 합니다.<금욕이기반보폐하치태평今欲以其半輔陛下致太平>

사람이란 자신이 허락한 만큼만 큰다고 한다. 주자는 말한다. 모름지기 순서에 따라 읽되 논어를 먼저 읽어라.<수순서독서須循序讀書 이논어以論語 우위선又爲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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