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 세계자연유산 한국 갯벌을 가다 (8)지속가능한 서천갯벌을 위하여
■ 기획 / 세계자연유산 한국 갯벌을 가다 (8)지속가능한 서천갯벌을 위하여
  • 뉴스서천
  • 승인 2023.08.17 07:54
  • 호수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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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갯벌 전역에서 토사 퇴적 진행…다양한 갯벌생물 살기 어려워

더 이상 개발 멈추고 강-바다를 소통시키는 재자연화가 살길

 

펄갯벌로 변하고 있는 서천갯벌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서천갯벌. 옅은 색은 완충구역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서천갯벌. 연두색은 완충구역

2021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서천갯벌은 서면 띠섬 남쪽의 서천군 해역이며 여기에 북측도류제 부근의 군산시 해역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면적은 총 104.66이다. 이 해역의 갯벌은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도래지이다.

한국의 서해갯벌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의 중요한 길목이다. 이 가운데 도요과의 새들은 서해갯벌이 없으면 살아가기 어려운 생태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서해갯벌의 중심에 위치한 서천갯벌은 이들 도요새들의 중요한 서식처이며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등 멸종위기종 철새들도 서천갯벌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으며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들이 높이 평가되어 서천갯벌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다.

▲서천갯벌 도요새 무리
▲서천갯벌 도요새 무리

그러나 서천 연안 전역에서 토사 퇴적이 진행되고 있고 갯벌은 모래펄갯벌에서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펄갯벌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지락 등 조개류가 살기 어려워지고 칠게나 짱뚱이들이 서식 면적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펄로 덮여가고 있는 할미섬 뒤편 암반조간대
▲펄로 덮여가고 있는 할미섬 뒤편 암반조간대

내만형 갯벌이 된 서천갯벌

한반도의 지형은 동쪽은 높고 서쪽은 낮은 특징을 지녔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큰 강은 서해로 흐른다.

서해안은 수심이 얕고 조차가 커 밀물 때 바닷물이 강으로 들어와 상류로 역류해 올라간다. 썰물 때에는 급한 조류가 퇴적물을 먼 바다로 끌고 내려간다. 이로 인해 서해로 흐르는 강 하구에는 삼각주가 발달하지 않고 대신에 드넓은 갯벌이 발달했다. 또한 강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구간이 길어 기수역이 발달했으며 이는 다양한 어족자원을 낳게 했다.

이같은 한반도 서해안의 특징은 자연의 큰 혜택이었다. 갯벌에서 밭 열 배의 소출이 난다는 옛말이 있듯이 갯벌의 높은 생산력은 많은 인구를 부양했으며, 예로부터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되어왔다.

일제 강점기에 일제는 공유수면매립법을 만들어 한국 서해안에 간척사업을 벌이기 시작해 조간대 상부의 대부분을 매립했다. 1962년 공유수면 매립법이 부활되어 서해안에 간척사업 붐이 일었으며, 1980년대 이후에는 발달한 토목기술을 앞세워 강 하구를 막기 시작했다. 현재 서해안에는 하굿둑으로 막히지 않고 생태적인 기능을 제대로 하는 하천은 없다.

남한에서 세 번째로 긴 금강 하구를 점하고 있는 서천군과 군산시는 예로부터 이의 혜택을 받아 풍요로운 고장이었다.

1970년대 이후 금강하구 개조
- 1974 군산 외항 건설 착공
- 1983 금강하굿둑 착공
- 1988 군산국가산업단지 착공
- 1990 금강하굿둑 완공. 북측도류제 639m.
- 1992 군산외항 호안공사 완공. 북측도류제(2087m)
- 1993 군장국가산업단지 조성 매립공사 착공
- 1994 금강하굿둑 수문 폐쇄. 북측도류제(3798m). 남측도류제(530m), 군산국가산업단지 완공
- 1996 북측도류제 완공(7100m). 남측 도류제(1700m). 서측 호안(2248m)
- 1998 남측도류제(2,912m). 서측호안(2248m). 새만금4호방조제(1900m)
- 2000 북방파제 3km 완공. 새만금4호방조제(2840m)
- 2002 군장산업단지 군산측 매립 완공
- 2003 새만금4호방조제 완공
- 2006 새만금방조제 33km 완공
- 2008 남방파제 850m 완공

▲금강하구 조류 흐름도
▲금강하구 조류 흐름도

그러나 금강하구 일원에서 벌어진 각종 인공구조물의 설치는 서천갯벌과 금강하구갯벌의 해양생태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1991년 금강하굿둑이 완공되며 남한에서 세 번째로 큰 금강은 강의 생태적 기능을 상실했으며 동진강과 만경강 하구를 막은 새만금방조제의 완공으로 바다와 강이 남남이 되었다. 이로 인해 기수역을 오가는 많은 어족자원이 고갈되며 수산업이 궤멸되다시피 했다. 군산 해망동에서 자 형태로 비응도까지 뻗어나간 군산매립지는 조류의 흐름을 방해해 서천갯벌을 내만형 갯벌로 바꾸어놓았다. 하구에 토사가 쌓여 항구 기능마저 마비되고 있다.

▲1960년대 금강 하구
▲1960년대 금강 하구
▲2010년대 금강 하구
▲2010년대 금강 하구

강과 바다 재자연화가 살길

금강과 만경강, 동진강 물이 만나는 서해 황금 어장은 금강하굿둑과 새만금방조제라는 세계 최장의 하굿둑으로 인해 사해로 변해가고 있다. 충남도와 전북도가 연대해 더 이상의 개발을 멈추고 강과 바다를 서로 소통시키는 재자연화만이 살길이다.

새만금신공항을 짓겠다며 예비타당성조사까지 생략하고 8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하는데 이 돈으로 금강호 취수장을 상류로 옮기고 금강하굿둑과 새만금방조제 해수유통에 사용해야 한다.

갯벌생태계가 회복되면 어족자원이 풍성해지고, 어민들이 돌아와 어촌 마을이 살아난다. 포구와 항구가 분주해지며 수산업이 활성화 되면 도시가 되살아나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갯벌을 매립하여 추진되고 있는 ‘송림어촌뉴딜 300 사업’
▲갯벌을 매립하여 추진되고 있는 ‘송림어촌뉴딜 300 사업’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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