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튜브 검색창에서 ‘Oliver’를 검색하려고 하면 글자를 다 넣기도 전에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올리버 앤서니(Oliver Anthony), 31세.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농촌에서 농사짓던 젊은이다. 남과 다른 게 있다면 음악을 좋아한다는 거다.
그도 한때는 보통의 젊은이들처럼 술에 빠져 지냈다.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살 수 없는 현실에 슬픔과 저항을 느꼈던 것이다. 그렇게 5년이 흐르고 문득 정신을 차린 것은 지난 7월. 자기가 노래를 부를 때 사람들이 힘을 얻는다는 걸 깨닫고 이렇게 신께 기도했다고 한다. ‘내가 노래를 계속 부를 수 있게 해준다면 술을 끊겠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자신의 불만을 가사로 만들어 부른 노래가 ‘리치몬드 북쪽의 부자들(Rich Men North Of Richmond)’이란 노래다. 30일 뒤에 웨스트버지니아의 음악채널에서 출연녹음 요청을 받았고, 그 다음 달에는 노스캐롤라이나 어느 농산물장터에서 무료 콘서트를 열었다. 여기에 유명 컨트리가수 제이미 존슨이 깜짝 게스트로 출연했다. 유튜브에 흔한 음악채널을 통해 알린 노래가 그를 서서히, 그러나 빠른 속도로 세계의 무대로 끌어올렸던 것이다.
노래는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음악채널 라디오WV에 있는 이 노래 영상은 단 한 달만에 조회수 6천만회를 돌파했고, 그 어렵다는 빌보드차트에 등장했고, 컨트리뮤직 분야에서 1위에 올랐다. 그 다음 주도 1위였다.
이제 시작, 지난 7월에 시작된 현상이다. 술을 끊은지 단 석 달 만에 그는 세계 각국의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일약 유명가수가 되었다. 신이 내린 기적일까.
무엇보다 그의 노래에 담긴 가사가 세계의 민심을 들끓게 하는 동력인 듯하다.
I've been sellin' my soul, workin' all day/ Overtime hours for bullshit pay/ So I can sit out here and waste my life away/ Drag back home and drown my troubles away (중략)
Livin' in the new world With an old soul/ These rich men north of Richmond/ Lord knows they all just wanna have total control/ Wanna know what you think, wanna know what you do/ And they don't think you know, but I know that you do/ 'Cause your dollar ain't shit and it's taxed to no end/ 'Cause of rich men north of Richmond
나는 하루 종일 일하면서 내 영혼을 팔고 있네. 개/똥/같은 월급을 받느라 초과근무도 불사하지. 그래 난 여기 앉아 내 인생을 허비하다가 집에 기어들어가 괴로움을 잊어버릴 수도 있어. 하지만 이런 세상은 너에게도 나에게도 부끄러운 거야. (중략) 리치몬드 북쪽의 부자들은 그들 마음대로 되는 세상을 원하고 있지. 하느님도 알고 계신다네. 니들이 뭘 생각하고 무슨 짓을 하는지, 우리가 모를 줄 알겠지만, 우리도 알고 있어.
번역 사이트를 이용해 대략 훑어보면 이런 내용이다. 한국말로 부른다면 한국에서도 금방 인기를 끌 것 같다.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스와힐리어, 그 어떤 언어로 부르든 그 언어권에선 즉각 인기곡이 될 것 같지 않은가. 여기서 리치몬드 북쪽이란 미합중국 형성기부터 대대로 정치권력과 경제 권력을 행사한 ‘박힌 돌 부자’들이 사는 곳을 의미한다. 오, 더더욱 공감대다.
그러고 보면 지금 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는 결국 하나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뿌리 깊은 기득권 부자들의 탐욕. 그것이 문제다. 미국도 한국도 일본도 유럽과 중국도…. 이제 그것이 부끄러운 줄을 알라고, 이렇게 지구촌의 민의가 한 소리로 외치기 시작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