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집 ‘개망초 영농기’ 발간한 서천예총 강석화 회장
두 번째 시집 ‘개망초 영농기’ 발간한 서천예총 강석화 회장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3.12.20 22:21
  • 호수 11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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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화 시인
▲강석화 시인

강석화 서천예총 회장은 연말을 맞아 매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그의 시집 <개망초 영농기>가 세종마루시선 시리즈 열여섯 번째로 나왔다. 1998<순수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두 번째 시집이다.

강석화 시인은 서울 흑석동(黑石洞)에서 태어나 자라 천안에서 살다 2014년 정년 퇴임 후 서천 판교면 현암리(玄岩里)에 내려와 살고 있다.

가만히 생각하니 다시 검은돌 곁이다 흑석동에서 태어났으니 현암리에서 마치라는 뜻인가 내 안에 검은 돌부리가 있어 서로 당겼다면 이제라도 윤기나게 닦아보아야겠다
<검은돌 수미상관법. 부분>

귀촌한 이후 새롭게 마주한 자연과 농사의 경험에서 건져 올린 깨달음과 성찰의 과정을 진중한 사유와 서정으로 빚어낸다. 이를테면 훠이훠이 산비둘기에서는 길을 잃고 비닐하우스에 들어온 산비둘기를 통해 뜨거운 바람 깃털에 깃들어 있을 때/너의 사명을 다 하려무나 훠이훠이내보내며 삶의 역경을 극복하고 선한 세계를 열어가는 삶의 의지를 담아낸다거나, ‘어느 씨감자에 대하여에서는 이번 생은 부디 뜻대로/더 외롭게 가도 좋으리/쓰러지지만 않게 꽃대 깊이 내리고/붉은 피 멍들도록 진보라 꽃망울로/가볍고 가볍게라는 구절 등으로 현실을 통찰하면서도 순정한 눈빛을 그려낸다.

▲시집 표지
▲시집 표지

표제작 개망초 영농기에서는 농사의 실패담을 역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시를 읽는 즐거움을 가일층 승화시켜 놓고 있다”(구재기 시인). 더불어 내가 꿈꾸는 삶의 종결어미는 소나무처럼 제 자리를 지키며 개망초처럼 빈곳을 메우다가 마애삼존불처럼 미소 짓는 것이라는 사유로 확장하면서 참다운 삶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구재기 시인은 해설을 통해 시인은 이미 존재하는 대상과의 무언(無言), 묵언(黙言)으로써의 대화를 통하여 새롭게 만들어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 이미 사회적으로 약속되어진 언어의 힘을 빌려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대자연의 모습을 새롭게 그려준다면서 자연으로부터의 경이로움, 영적인 자아 발견의 과정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를 은근하고 끈기 있게 비판하고 무엇이 올바른 삶인가를 깨닫게 한다고 적었다.

시집 곳곳에 10여년 동안 서천에서 살아온 나날들이 배어 있다.

장항 물양장, 송림 노을, 마량리 새벽바다 일출 자락, 맥문동과 소나무, 가창오리떼 춤사위, 천방산 암자, 시간이 멈춘 마을, 재뜸 고갯길 등등

그는 스스로 하농이라고 하고 있다.

상농上農은 땅 가꾸고
중농은 곡식 가꾸고
하농은 풀을 가꾼다
풀에도 등급이 있다
간식거리 돼지감자는 중풀이고
약이되는 쑥은 상풀이다
사람팔자 시간문제, 풀 팔자는 농부 나름이라
참외밭에 들깨 나면 풀이 되고
그걸 거두면 곡식이 된다

<나는 하농이다. 부분>

강 시인이 관심을 두고 관찰하는 식물 종은 매우 다양하다. 시집에 등장하는 이름들만 해도 그렇다. 그런 그가 올 겨울 어떤 영농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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