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성 2차 발굴 조사 발표
남산성 2차 발굴 조사 발표
  • 이후근 기자
  • 승인 2004.12.03 00:00
  • 호수 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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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성시기 통일신라초 이전으로 소급 가능성 제기
추가 발굴, 보존 대책마련 해야
   
▲ 남산성 서문지 발굴 현장 : 성안의 KBS송신탑 철거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이후근 기자>
남산성 2차 발굴 조사에서 처음 축성시기가 통일신라 초기 이전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9월 13일부터 12월 1일까지 발굴 작업을 시행했던 충청매장문화재연구원(책임조사원 이호형)은 지난달 29일 오후 4시 남산성 발굴 현장에서 ‘남산성 2차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갖고 발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충청매장문화재연구원(이하 문화재연구원)이 서문지 일대의 발굴 조사 성과와 의의를 밝힌 보고서에 따르면 남산성은 백제 멸망 직후인 통일신라 초에 서문지를 비롯한 석축성벽이 만들어 졌으며 이후 몇 차례의 대규모 개·보수가 이뤄지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연구원측은 “성벽 내부의 가장 아래층에서는 백제토기 파편들이 상당수 발견되고 그 아래층의 기반암 표면에서는 모종의 기둥구멍들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통일신라 초기 이전으로 연대를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는 백제시대의 유구가 찾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향후 추가 발굴작업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이호형 책임조사원과 발굴 작업을 담당했던 류창선 연구원의 설명을 듣고 현장을 돌아본 참석자들은 서문지의 각 토층들과 발굴된 유물들을 확인하고 백제시대에 축성된 결정적 단서를 발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문화재연구원측은 “성벽과 문(門)시설의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여러 시대에 걸쳐 축조된 성벽의 축성수법과 시설의 변화과정을 한곳에서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 될 수 있다”고 발굴 결과에 대해 평가했다.

△ 백제토기 파편 발굴의 의미

가장 아래층의 토층에서 발굴된 토기 파편들은 백제토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호형 책임조사원은 “이 부분에서 발굴된 기와 및 토기의 형식으로 볼 때 최초 성벽 축조시기를 통일신라 직후로 추정할 수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백제말 이상으로 소급해서 해석하기에는 무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호형 연구원은 “가장 아래 다짐토층은 판축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이를 해석하는 데는 더욱 신중하고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추가 발굴이 진행돼야 정확한 처음 축조시기를 알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서림군(西林君)’ 새겨진 기와조각 다량 발굴

그동안 남산성은 조선 세종대에 서천읍성으로 읍 중심부를 이전하기 전까지는 옛 서림군의 읍성이었던 것으로 기록돼 왔으나 증거가 될 만한 유물이 발견되지 않아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왔다.

그러나 문화재연구원측은 “이번 2차 발굴에서 ‘西林君’이라고 새겨진 다량의 기와조각들이 발견됨으로써 문헌기록의 사실이 증명됐고 대략적인 성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보존과 추가 발굴조사 필요성 제기

남산성은 지난 2001년 1차 조사 이후에도 별다른 유적보존 대책 없이 방치돼 유적훼손이 계속돼왔다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이번 발굴의 성과로 남산성이 옛 서림군의 읍성이었음이 확인된 결과 성에 대한 가치와 보존의 필요성 또한 더욱 증대된 이상 특별한 보존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TV중계탑의 설치로 인한 성의 전체적인 미관 훼손과 계속적인 중요시설 파괴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2차 발굴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산 정상부에는 전주가 새로 세워져 이 같은 훼손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이호형 책임조사원은 “유적의 보호를 위해서는 발굴 부분에 대한 보존 조치와 되메움 작업 등을 해야 하나 추가 발굴이 조속히 이뤄진다면 불필요한 일이다”면서 “결국 이 부분은 군에서 결정할 사안이다”라고 말해 추가조사와 보존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또 TV중계탑이 있는 정상부 유적 발굴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와편들이 발견되는 것으로 봐서 건물터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문화관광과 문화예술담당은 “현재로서는 추가발굴조사와 관련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으며 봉수대, 서낭당 등의 남산성 관련 유적 복원과 전망대, 산책로 설치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계탑과 관련해서는 “현재 방송국 내에서도 철거 여론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에 철거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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