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은 학술용역 중
서천군은 학술용역 중
  • 뉴스서천 기자
  • 승인 2004.12.03 00:00
  • 호수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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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의 행정 방향은 학술용역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선 3기 나 군수가 취임한 이후 삼성경제연구소에 연구 의뢰한 ‘서천군경제사회발전5개년계획’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1건의 학술용역을 주어 15건은 완료되고 6건은 진행 중에 있다. 21건의 용역에 무려 14억5천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서천군의 행정은 용역에 의한 행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무원들은 정책개발에는 엄두도 내기 어려워하는 실정인지라 학술용역에 매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또 그 결과물에 행정을 그대로 직접 접목하느라 갈팡질팡 하고 있다.

낙후된 지역의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대기업 연구소에 의뢰하여 그 결과물을 따라가느라 허덕이는 모습이다. ‘어메이티 서천’을 표방한 것도 바로 그 결과물에 다름 아니다.

물론 낙후된 지역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각 부문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는 대안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선진문물을 배우기 위해서는 비용 지출이 수반되는 것 또한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견문을 넓히기 위한 여행을 떠나곤 한다.

그러나 이런 일들을 전부 학술용역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지양돼야 한다. 또 결과를 그대로 실제 행정에 접목시키는 문제는 사전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주민여론 수렴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기 전에 행해야 하는 작업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살이에 한 끼 좋은 것 먹자고 집안에 있는 살림살이 모두를 팔아 치울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21건의 학술용역 중 용도폐기 돼야 하거나 실효성이 없는 사업도 여러개가 있다고 한다.  또 어떤 사업은 한 곳으로 밀어주기 위해 용역을 주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업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수의계약이 이뤄지기에 알맞은 가격으로 쪼개 단계별로 발주한 ‘서천군 캐릭터사업 개발용역’은 그런 의혹을 받기 충분하다.

‘행정서비스헌장 고객만족도 조사 사업’은 매년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정책결정 내용을 보면 하나같이 ‘행정서비스 품질향상’으로 귀결된다. 즉 서천군 행정서비스 품질이 해마다 향상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런 사업을 굳이 외부에 용역을 맡겨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군청 직원들은 기초적인 정책생산 능력도 없는 무능력자들이란 말인가. 우선 용역사업의 명칭부터 주민들은 생소해 한다.

‘서천 문화복지 콤플렉스 조성계획 수립용역’이라는 사업은 구시장부지에 야외공연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몇 가지 중요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본지에서도 이미 지적했듯이 그곳의 활용도는 주민들이 훨씬 잘 알고 있을 수 있다.

주민들은 생활현장에서 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용역을 주기 전에 주민토론회를 거치는 것이 옳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 한다.

또 졸속으로 추진한 부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8월 25일에 발주해 31일에 결과가 나왔는데 이래서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었는지 의심스런 부분이다. 의회 관계자에 의하면 이 사업은 당연히 용도 폐기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당한 말씀이다.

생색용 행정, 지역정서나 문화, 주민 여론에 부합하지 않는 행정은 공염불에 가깝고 자칫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용역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용역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그것은 예산 낭비와 함께 전혀 예상 할 수 없는 재앙을 불러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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