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면 시원하다
열면 시원하다
  • 뉴스서천 기자
  • 승인 2004.12.10 00:00
  • 호수 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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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혼란스럽다’는 말을 자주하게 된다. 이 혼란의 정체를 알고 있으면 두려움이 적겠지만 정체를 모르는 것은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불안하다고 한다. 정치도 불안하고 경제도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 불안의 실체가 무엇인지 불안을 야기시키는 당사자들이 설명을 해준다면 불안은 쉽게 해소된다. 이처럼 알고 싶은 것을 아는 권리를 ‘알 권리’라고 한다. 해방 후 60년 동안 우리 국민은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인물 몇 사람을 지도자로 모시고 살았다.

요즘 실체가 들어나고 있는 미군정의 하수인으로 독립유공자 행세를 하며 대통령 자리에 올랐던 이승만이 그 한사람이다. 장기집권의 꿈을 못 버려 “개헌은 없다”고 떠들었지만 결국 3선 개헌까지 해가며 대통령직을 고수하다 측근에게 살해당한 박정희, 남은 재산이 29만원뿐이라고 나라 돈을 빼돌린 전두환 대통령 등이다.

선각자들은 당시 이런 지도자들의 추악상을 알고 몸부림쳤다. 그러나 다수의 국민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오직 존경해 마지않았다. 알지 못해서이다. 이런 독재 정권하에서는 언론마저 기사쓰기가 자유롭지 못했다. 검열 받고, 숨기고, 몰래 출판하면서 어렵게 진실을 세상에 알려왔다.

지금 우리는 과거와 달리 자유를 누리고 있다. 국민 개개인이 자유가 있듯 언론의 자유도 법으로 보장된 자유이다. 언론의 자유에서는 두 가지 권리가 부여된다. 그 첫째가 엑세스권(right of access to the mass media)이다. 이는 일반 시민이 매스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알권리는 공적정보를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것이 얼마나 보장되고 있는가가 그 나라의 민주주의 실현을 가름하는 잣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언론의 자유는 국민들의 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기본 요소가 되는 것이다.

요즘 서천군청은 예산심의로 분주하다. 겉으로 보기에 칼자루를 쥔 듯한 군의원들의 비유를 맞추기 위해 군수가 나서서 식사를 대접하기도 한다. 의원들은 의원들 나름대로 예산안의 진위를 알고자 애를 먹는다. 이런 과정의 민주주의가 좋기는 하지만 비록 잘못된 것이라 해도 한번 결정되고 나면 바꾸기가 어렵다.

때문에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에 접근해 알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게 그리 호락호락하게 열려있지 않다. 언론사가 이런 상황인데 일반인들은 어떨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최소한 국민의 알권리 실현을 위해 언론의 취재는 열려있어야 한다.

종천석산개발 관련한 자료의 공개도 여의치 못하다. 경직된 공직사회가 기업하는 이도, 언론사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이니 이를 지켜보는 군민들은 더욱 답답할 것이다. 답답하다 못해 불안감이 생길 것이다.

문을 열면 자동적으로 환기가 되고 시원한 감을 느끼게 된다. 행정도 이와 마찬가지다. 이 사실을 행정가들이 먼저 안다. 서천군수는 더욱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열린 군수실 운운하며 참여행정을 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많은 사람들이 군 행정에 관해 군수와 대화를 나눈 뒤 답답함을 느낀다고 한다. 정책적으로나 시책으로 열린행정을 표방하고 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지 반성할 일이다. 군관계자들의 말과는 달리 많은 군민들이 왜 서천군정이 닫혀 있다고 생각하는지 알아 볼 일이다.

공직자들은 이제 스스로 문을 열고 군민들을 향해 귀를 기울일 때다. 군수는 직원들이 많은 세미나, 연수로 갈고 닦았음에도 왜 신선한 기획을 내놓지 못하는 지 깨달아야 한다. 이제까지 군민들의 소리를 귀로 들었다면 이제는 겸손한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귀로 들으면 거슬리는 게 이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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