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의학칼럼
포경수술
김성기 의학칼럼
포경수술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4.12.10 00:00
  • 호수 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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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수술은 꼭 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포경으로 인해 소변을 보는데 지장을 받을 정도이거나 음경을 죄여 자라는데 장애가 될 만큼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필수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남자 아기가 태어나면 신생아에게 관행처럼 으레 수술을 해주었던 때도 있었지만, 포경수술의 장단점을 연구한 많은 의학자들은 아직도 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이견을 가지고 있다. 남자아이의 성기는 포피가 덮고 있으며‘고추??라는 표현 그대로 포피와 귀두가 붙어 있다가 자라면서 서서히 분리가 시작돼 20대에 이르면 발달이 완전히 끝난다.

포경이란 음경이 발기되었을 때 포피가 뒤로 젖혀지지 않아 귀두를 덮고 있는 상태이며, 포경수술은 외과적으로 포피를 제거해 주는 것을 말한다. 대개 포경수술은 의학적인 목적보다는 문화적인 이유나 외국의 경우 종교적인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수술을 부추기는 사회적 관행이 많은 수의 남자아이들을 수술로 이끄는 경향이 있다. 남자아이라면 수술을 받아야만 비로소 사내가 된다는 식이다. 이런 문화적인 배경으로 인해 필요하지 않은 수술을 받는 아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포경수술을 함으로써 의학적으로 얻어지는 이익은 있다. 음경암을 예방할 수 있다거나, 귀두포피염이나 요로감염증을 감소할 수 있으며, 성관련 질병의 예방 및 청결 유지 등의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 효과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분명한 이득이 얻어지는지에 관해서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아직 이견이 많다.

최근의 미국소아과학회 지침에 의하면 남자아이들에게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수술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으며, 수술이 아이의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므로 부모가 수술을 해줘야할지를 결정할 때는 신중하게 판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겨울방학이 되면 초등학생 남자아이를 둔 부모들은 이때가 적기라며 병원을 찾게 된다. 미루어 뒀던 숙제를 하는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건강한 아이라면 수술에 관해 너무 조급해 하지 않아도 된다.

어릴 때는 포피가 뒤로 젖혀지지 않아도 나이가 들면서 대개 젖혀지게 된다. 귀두포피염이 자주 생기거나 요로기계에 기형이 있어 감염을 막아줘야 하는 경우 등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다려 볼 것을 권한다. 아이들도 불필요한 일로 방학을 망치고 싶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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