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이(4)“
수영이(4)“
  • 뉴스서천
  • 승인 2002.05.09 00:00
  • 호수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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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파랑 팽이 있어요?”
“가만있자. 저기 진열대에 하나 남았다.”
문방구 아줌마는 먼지가 쌓인 파랑색 팽이 상자를 보며 말씀하셨어요.
“얼∼마예요?”
“이천원.”
“…… 하나 남았어요?”
“그래. 딱 하나 남았다.”
“그럼 주세요.”
잠시 망설였지만 하나 남았다는 말에 수영이는 팽이를 사기로 했어요.
팽이 상자는 진열대 한 가운데 있어서 아줌마는 쌓여있는 물건들을 하나씩 내려놓아야만 했어요.
기다리는 동안 우린 웅크리고 앉아 큰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경찰특공대’ 를 구경했어요.
오토바이와 헬멧이 정말 멋지다는 얘기를 신나게 하고 있는데, “자, 파랑 팽이. 누가 찾았지?”
상자에 쌓인 먼지를 탁탁 털며 아줌마가 우리 곁으로 다가왔어요.
“저요!”
수영이는 큰소리로 대답하고 서둘러 일어섰어요.
나도 따라 일어섰어요.
그런데 그만 잠바 속에 들어있던 내 보라색 팽이 상자가 바닥에 툭 떨어지고 만거예요.
손으로 잡고 있다가 아무 생각 없이 일어선거지요.
나는 얼른 다시 집어서 잠바 속에 넣었어요.
하지만 이미 아줌마는 그런 내 모습을 다 보고 있었나 봐요.
“이녀석, 내가 오늘 드디어 잡았다! 이상하게 뭐가 하나씩 없어지는 것 같더라니. 너 이녀석 이리와 봐!”
아줌마는 다짜고짜 내 귀를 잡아당기셨어요.
“아니예요. 이거 여기서 가져간 것 아니예요. 방금 전에 노랑문방구에서 산 거예요.”
말하는데 자꾸 눈물이 나왔어요.
“그렇겠지, 누구든 물건을 훔쳐놓고 내가 훔쳤어요, 하는 바보가 어디 있겠어? 너 집이 어디야?어? 몇 학년 몇 반이야?”
아줌마 눈에서 빛이 났어요. 어느새 문방구 앞으로 아이들이 몰려들었어요.
“아니예요! 아줌마, 이거 내 친구가 저기 노랑문방구에서 산 거 맞아요!’
수영이가 눈이 빨개져서 아줌마에게 소리쳤어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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