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공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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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효과적인 공부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5.04.22 00:00
  • 호수 2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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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근무하고 있는 학교(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담임을 맡지 못했다. 드디어 올해 꿈에 그리던 담임, 그것도 이제 중학교를 막 졸업하고 고등학교 신입생으로 새로운 학교에 입학한 일학년 아이들의 담임을 맡게 되었다. 내 자신도 너무나 설레고 기대에 차 올 새 학기를 시작했다.

정신없이 한 달이 지나고 지금 내 자신과 우리 반 아이들을 돌아보고 있다. 3월 입학식을 하고 바로 아침 8시까지 등교해 저녁 9시까지 야간 자율학습 강행했다. 처음에는 나름대로 해보겠다는 의지로 모두 자기자리에서 맑은 눈동자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이 자꾸 감기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이 보이는 게 아닌가?  분명히 처음 하는 야간자율학습이 무리라고 생각은 들지만 저녁 9시 정도면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아침 시간이나 수업 시간에 힘겹게 졸고 있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해 보았고 그들이 왜 그런지를 알게 되었다.

“학교에서 9시까지 열심히 하고 집에 가서는 일찍 자면 안 되냐? 그래야 낮에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있지” “어떻게 일찍 자요. 학교 마치면 다시 학원으로 가야죠?” 알고 보니 아이들은 9시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면 학원 차를 타고 학원으로 가 다시 새벽 1시까지 수업을 받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우리 반 아이들 중 몇몇 아이들은 학교 야간자율학습이 끝나고 자정을 넘겨 집에 돌아 가 잔다고 한다. 아이들이 집에서 잠을 자는 시간은 5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많은 학부모나 교사들은 이렇게 해도 좋은 대학에 갈까 말까 하는 것 아니냐? 라고 말한다. 분명히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이 학생들의 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도 건강을 생각하고 얼마나 효율적인 공부가 되냐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아침에 억지로 (아이들의 표현으로는 마지못해서) 일어난  아이들이 아침밥이나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 학교에서는 또 정상적인 상태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을까? 본인도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 안 쓰러 울 때가 많다. 효과적인 공부는 수업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예습 복습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저녁 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하는 일부 아이들은 학원 공부를 더 중요시 하면서 학교 수업을 소홀이 여기는 경향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공부의 시간도 분명히 중요하지만 얼마나 하는가 보다는 어떻게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좀 적은 시간이지만 맑은 정신으로 집중력을 갖고 공부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공부가 되지 않을까? 예전에 고3 담임을 여러 해 한 적이 있다.

그때 가끔 학생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주의 깊게 살펴 본 적이 있다. 겉으로 보면 아이들이 아주 조용히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은데 자세히 살펴보면 제대로 공부를 효과적으로 하는 학생들이 몇 명 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학부모님들께 부탁드린다. 아이들 12시 이전에는 잠을 잘 수 있게 하는 것이 어떨까요? 교사들은 초롱한 눈을 하고 있는 학생들과 알찬 수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좋고 아이들에게는 더 효과적인 공부와 건강을 위해서……

<편집자주 > 이 번호 칼럼을 쓰시기로 했던 박영수 칼럼위원이 부득이한 개인사정으로 동료이신 김주철 선생님께 부탁해 이 번 호에 한해 특별기고로 대체했다.

<김주철/서천여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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